취업 어려운 외국인 유학생…'30일간의 서울일주'로 정착 돕는다

취업·창업 교육부터 체험까지…30일간 실질적 지원
한국어 교육, 비자·주거 상담…정착 위한 사후 관리 강화

19일 오후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에서 열린 '제19회 외국인 유학생의 날' 기념행사를 찾은 유학생들이 K-POP 콘테스트에 출전한 친구들의 무대를 감상하며 응원하고 있다. 2024.12.1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19일 오후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에서 열린 '제19회 외국인 유학생의 날' 기념행사를 찾은 유학생들이 K-POP 콘테스트에 출전한 친구들의 무대를 감상하며 응원하고 있다. 2024.12.1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외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하지만 정보 부족과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한국에서 학업을 마친 유학생들의 국내 취업률은 8%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이들이 서울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30일간의 서울일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취업과 창업 교육을 제공하고, 서울 25개 자치구의 문화와 관광을 체험할 기회를 마련한다. 한국어 교육 연계, 비자·주거 상담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지원도 이루어진다.

지난해 유학생 수 역대 최다…취업 문턱은 높아

21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의 '외국인 유학생 체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체류한 외국인 유학생은 26만 377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4년 전인 2020년(15만 3361명)과 비교하면 약 72%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유학생 수가 많이 늘어난 것과 달리, 졸업 후 국내 취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여전히 낮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2022년 통계에 따르면, 당시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률은 8%, 본국 귀국률은 29%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가 발간한 '일본의 유학생 유치정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해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가 발표한 통계에서 일본 내 외국인 유학생 취업률은 44.3%에 달했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국내 유학생들의 취업률이 크게 낮은 상황이다.

취업·창업 교육부터 서울 체험까지

서울시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유학생들의 국내 취업률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30일간의 서울일주는 △교육일주 △서울일주 △취업일주 세 가지 과정으로 구성된다. 유학생들이 취업 역량을 키우고 서울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설계됐다.

교육일주는 유학생들의 취업 준비를 돕는 과정이다. IT, 마케팅, 기획 등 직무 교육과 함께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준비, 포트폴리오 작성 등의 실전 교육이 포함된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 탐방과 외국인 현직자 멘토링을 통해 국내 취업을 원하는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창업을 원하는 경우 비즈니스 모델 분석, 사업계획서 작성, 창업 관련 법률 교육까지 지원한다.

서울일주는 서울 25개 자치구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를 탐방하는 과정이다. 서울시는 단순한 체험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에게 조별 과제를 부여해 체험한 내용을 정리하고 공유하도록 할 예정이다.

비자·주거 상담도…정착 위한 맞춤형 지원

취업일주는 정착 지원을 위한 단계로 비자 상담, 한국어 교육 연계, 글로벌 부동산 중개소 연계를 통한 주거 상담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서울시는 전문 행정사를 통한 1:1 비자 상담을 제공한다. 졸업 후 취업을 원하는 유학생들에게 D-10(구직 비자) 신청, E-7(전문직 비자) 전환 절차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취업 비자 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 준비 및 절차 상담도 함께 이루어진다.

또한 유학생들의 안정적인 주거 정착을 위해 글로벌 부동산 중개소와 연계한 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안전한 임대 계약 체결을 돕고, 서울시 1인가구 담당관과 협력해 추가적인 정착 지원도 진행한다.

유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중소기업벤처공단의 'K-Work' 플랫폼 활용도 안내한다. 유학생이 구직 정보를 등록하면 AI가 적합한 구인 기업과 매칭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현행법상 서울시는 직접적인 기업 매칭을 할 수 없어, 시스템 이용을 돕는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올해 8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며, 이후 참여 인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5~7월, 하반기에는 9~11월 운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뒤 서울에서 자연스럽게 경력을 쌓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며 "취업과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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