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인천=뉴스1) 김기현 박소영 기자 = 사실혼 관계 여성을 살해하고 도주한 남성이 흉기를 든 채 4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하다 특공대 검거 작전 개시 7초 만에 붙잡혔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전날(22일) 오전 4시 50분께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 인근으로 특공대가 출동했다.
살인 혐의 용의자 A 씨(50대)가 차 안에서 자신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경찰관들과 4시간째 대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움직임이었다.
"4, 3, 2, 1". 특공대원 4명은 신호에 맞춰 차량을 에워싸 티타늄 재질 파쇄기로 운전석 창문을 깨는 동시에 2명은 조수석 문을 열고 A 씨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이어 A 씨를 차량 밖으로 끌어낸 후 흉기를 빼앗고 미란다 고지를 하며 체포했다. 불과 7초, A 씨 검거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데 걸린 시간이다.
A 씨는 흉기에 의해 목 부위에 15㎝가량 자상을 입는 등 다쳐 체포 과정에서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 21일 오후 11시 12분쯤 미추홀구 수봉공원에서 사실혼 관계인 B 씨(50대·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직후 서울대공원으로 달아났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저지당하자, 흉기를 든 채 자살 소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을 우려해 A 씨와 대화를 시도했으나 소용없었고, 결국 22일 오전 3시 35분께 특공대 출동을 요청했다.
특공대는 현장에 도착하고 예행연습을 여러 차례 거친 후 A 씨 검거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청 특공대로부터 A 씨를 인계받은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현재까지 그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평소 지병이 있어 검거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k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