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수원=뉴스1) 양희문 김기현 기자 = "파면이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인 4일 전통시장 상인들은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오전 경기 구리시 구리전통시장 상인들은 당장의 장사보단 탄핵 결과가 더 중요한지 가판대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올려놓고 뉴스 방송을 시청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가판대 앞에 삼삼오오 모여 탄핵 심판 결과를 예의주시했다.
이들은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으로 인해 경제마저 어려워진 것 같다며 하루빨리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바랐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이 헌법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하는 등 분위기가 탄핵 인용 쪽으로 기울자 시장은 들썩였다.
시민 대부분은 "당연히 탄핵이지"라고 말하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재 권한대행이 주문을 낭독하자 시장 곳곳에선 박수 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잘 가라" "만장일치 탄핵이래" "나라를 혼란스럽게 한 죄야" "경제도 어려운데 계엄령까지 해서 서민 고통만 가중시킨 잘못이지" "헌법을 위반했으면 당연히 파면돼야지" "민주주의를 지켜냈어"
이곳에 모인 상인과 시민들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해 '정당한 결과'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몇몇은 이번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지 굳은 표정으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포장마차 업주 김 모 씨(70대)는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탄핵이 안 되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며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됐으니 경제적 상황도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팔달구 지동 못골시장도 한껏 소란스러웠다.
각 점포에 설치돼 있는 TV·라디오에서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소리가 흘러나오자 다수의 상인이 환호성을 내지르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일부 상인은 점포를 뛰쳐나와 "대통령 파면이다" "이재명은 무죄, 윤석열은 유죄" 등의 발언을 반복적으로 외치기도 했다.
한땐 상인끼리 고성을 지르며 말다툼을 벌이는 등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충돌한 것이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 모 씨(60)는 "어떤 상황이나 정황들이 사실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일들"이라며 "그래서 마땅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들의 저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라가 잘 봉합되지 않을까 싶다"며 "서로 잘 협치해서 (지금의 상황을) 잘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반찬 가게를 운영 중인 윤 모 씨(72·여) "파면은 말이 안 되는 잘못된 판결"이라며 "왜 이재명은 안 집어넣고, 윤석열만 집어넣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한 번 봐라. 경제가 어떠한가"라며 "나라에 대통령이 없는 게 말이 되냐. 모든 게 마비돼 있는 만큼 나라를 잘 지킬 좋은 사람을 빨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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