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뉴스1) 최창호 기자 = '머리하고 목이 제일 아프고 잠도 안 오고 밥을 먹어도 먹은 거 같지 않네'
27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읍 국민체육센터. 지품면 주민 등 900여 명이 지원 봉사자들이 마련한 저녁을 겨우 한술 뜨고 있다.
체육센터로 대피한 주민들은 대부분 70대 이상 노인들이다.
지품면에서 25일부터 대피했다는 80대 한 주민은 "집이 제일 걱정된다. 전화가 안 되니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다"며 "집 생각만 하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함께 대피한 주민들도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포항 지진 때나 울진 산불 때 사용했던 조립식 이동 컨테이너라도 한 개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의료봉사 중인 영덕보건소와 포항에서 달려온 의료진 관계자는 "연세가 많으신 이재민 중에서 두통과 호흡기, 소화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또 "전화하고 싶어도 충전 시설이 몇군데 없어 배터리를 최대한 아껴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대한적십자사에서도 이재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체육센터 입구에 재난 심리 상담소로 이재민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영덕군은 국민체육관에 대피한 이재민들을 위해 바닥에 단열재를 깔고 담요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급식 봉사 중인 자원봉사자들은 "하루 세끼를 정성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이재민들에게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며 "이재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