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 반얀트리 화재'와 관련해 시공사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의 대표 2명을 포함한 6명이 구속됐다. 부산 경찰과 노동청은 다음 주 중으로 이들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부산경찰청과 부산노동청은 7일 오전 부산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공사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의 경영책임자 2명, 시공사 삼정기업 소속 현장소장과 A 하청업체 소속 현장소장 2명, A 업체의 경영책임자 1명과 작업자(배관공) 1명 총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의 대표 2명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현장소장 2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다수의 근로자가 용접, 절단 등 화기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으나 화재 감시 인력을 배치하지 않는 등 안전과 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해 작업자 6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업체의 경영책임자는 사고 당일 현장에 있어야할 현장 소장을 다른 지역의 공사 현장으로 보낸 혐의가 있으며, A 업체 작업자는 화재감시자가 없는 상태에서 작업 현장 인근에 있는 천공(구멍)을 막지 않고 화기 작업을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B동 지상 1층 PT룸(배관 관리실)에서 A 업체 소속 배관공과 용접사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배관을 그라인더로 잘라내고 밸브가 부착된 배관을 붙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지난 2월 16일 합동감식에서 PT룸 바로 아래 있는 수처리실 천장 부분에 설치된 배관 안팎에서 스테인리스 조각, 불티 등이 발견됐다.

이에 조사당국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 사이를 연결하는 구멍을 통해 지상 1층에서 진행된 화기 작업 중 발생한 불티, 금속 조각 등이 지하 1층 배관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불티, 금속 조각의 열이 배관 보온제에 불을 붙게 한 원인으로 추정 중이다.
다만 A 업체 소속 용접사의 경우 당시 진행되던 용접 작업이 '아르곤 용접'인 점, 이 방식은 숙련도에 따라 불티가 적게 발생하고 용접사는 작업에 숙련된 사람으로 판단돼 입건되지 않았다.
소방시설에 대해서는 지상의 스프링클러가 물을 끌어오는 배관과 연결이 안됐던 점, 지하의 스프링클러가 잠겨있던 점이 확인돼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엔 화기 작업과 소방시설 점검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들 작업의 편의성을 위해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경찰 판단이다.
또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라 화기 작업 현장 바로 옆에 있어야 하는 화재감시자, 안전보건책임자 등은 사고 당일 작업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외에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며 "구속된 사람들은 다음 주 중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현장은 사용승인이 난 건물이지만 국토부에 질의한 결과 '사용승인이 나서는 안되는 건물'이라는 답을 받았다"며 "사용승인과 관련해 부산 기장군청, 기장소방서, 소방시설설치업체 등 관계자가 입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사용승인에 대한 입건자 수 등 자세한 사항은 4월 중으로 수사를 마무리한 뒤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동청은 지난달 시공사들의 다른 공사 현장 4곳, A 업체의 다른 현장 3곳을 대상으로 '특별 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안전조치 미비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정황이 추가로 적발돼 시공사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10건에 대해 사법조치와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등 32건에 대해 9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A 업체를 대상으로는 안전교육 미실시 등 13건에 대해 과태료 3000만 원을 부과했다.
지난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당초 이 불로 인한 부상자는 27명으로 집계됐으나 이들 중 17명은 단순 연기 흡입, 9명은 경미한 부상으로 파악돼 최종 집계에서 빠졌다.
당시 공사 전체 현장엔 작업자 780여 명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6명은 지하 2층과 3층에 있던 공사 자재를 챙긴 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작업 현장으로 돌아가던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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