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정수영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하면서, 최근 출간된 공식 자서전 두 권이 다시금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교황의 삶과 가르침을 되새기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해당 자서전은 '희망'(가톨릭출판사)과 '나의 인생'(윌북)이다.
교황이 6년에 걸쳐 직접 집필한 '희망'은 지난 3월 13일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동시 출간됐다. 당초 이 자서전은 교황 선종 이후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가톨릭교회의 '희년 '을 맞아 올해 출간됐다. 한국어판은 지난 5년간 '바티칸 뉴스' 한국어판 번역을 맡아온 서울대교구 이재협 신부를 비롯한 3인이 담당했다.
이 책은 교황이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긴 가치인 '희망'을 여러 사례와 함께 조명한다. 교황의 조상이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어 부모 세대가 겪은 전쟁의 아픔, 젊은 시절의 고민, 교황 선출 직전 숨겨진 이야기, 교황 재임 중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해 힘쓴 과정 등이 담겼다.
'나의 인생'도 교황의 80여 년 인생사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이 책은 지난해 봄 이탈리에서 출간됐으며, 한국어판은 지난 10일 발행됐다.

이 책의 집필은 이탈리아 민영 방송사인 메디아셋의 바티칸 전문 기자 파비오 마르케세 라고나가 함께했다. 그는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독점 인터뷰를 진행한 인연으로 집필을 도울 수 있었다.
내용은 '희망'과 유사한 흐름을 갖는다. 세 살 때 겪은 제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학살부터 글로벌 경제 위기, 코로나19 팬데믹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이르기까지 인류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건들을 짚으며, 그 시대에 펼쳐진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두 책에는 서거와 관련한 교황의 언급도 담겨 있다.
'희망'에서 그는 "저를 위한 모든 장례 준비는 끝났다고 한다"며 "교황 장례 예식이 너무 성대해서 담당자와 상의하여 간소화했다"고 말했다. '나의 인생'을 통해 교황은 "누군가는 제가 조만간 입원해서 그런 발표(교황직 사임)를 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라며 "(교황직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ad vitam)"라고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서전 외에도 생전 신앙, 사회 정의, 환경, 인류애 등을 다룬 책을 여러 권 펴냈다.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전 세계를 향한 메시지를 담은 '어떻게 삶을 이어갈 것인가', 자연과의 공존을 다룬 '지구의 미래', 일상 속 신앙 이야기를 모은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등은 우리 말로 번역·출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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