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농사꾼 마음으로 10년 내다보고 일해야죠"

송형종 대표, 취임 후 뉴스1과 첫 언론 인터뷰
"서울문화재단의 주된 업무는 예술가 지원"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그는 15년 전만 해도 걸핏하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서울문화재단으로 쳐들어가는" 연극인들의 '열혈 대변인'이었다. 당시 서울연극협회 부회장이었던 그는 턱없이 부족한 예술지원금을 올리고자 안호상(현 세종문화회관 사장) 전 대표와 여러 번 마주 앉았다.

이후 다른 이들이 서울문화재단의 수장(首長)이 됐을 때도 "예술가들의 더 나은 생태계를 위해" 싸운 연극계 투사였다. 서울문화재단 입장에선 썩 반갑지만은 않았을 그가, 올해부터 3년간 이 재단을 책임지는 리더가 됐다. 바로 송형종(60) 대표다.

최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서 뉴스1과 만난 송 대표는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전임 재단 대표를 한 분씩 직접 찾아가 만난 것"이라고 했다. 한때는 얼굴 붉혔을 사이가 이제는 미소 띠고 대면하는 관계가 된 것. '선배' 대표들은 '후배'를 응원하며 "서울과 서울 문화를 위해 깊이 있게 일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낮은 인지도? 서울문화재단은 기차 레일과 같아"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3월 설립 2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예술 창작활동 지원을 비롯해 아트페스티벌 기획, 창작공간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벌여 왔지만, 일반 시민에게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송 대표는 이에 대해 "맞는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변론하듯 설명을 이어나갔다.

"서울문화재단은 기차에 비유하면 '레일'"이라며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미션이 고급 콘텐츠를 만들어 시민과 직접 만나는 일이라면, 재단의 주된 업무는 예술가 지원이기 때문에 시민과 간접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재단 업무 특성상 낮은 인지도는 불가피하다는 얘기였다.

송 대표는 예술가 지원만큼이나 중요한 미션은 "서울 시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 일상에 '특별함'을 선물해 주고 싶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특별함이란 "가슴 뛰는 설렘"이다.

"생각해 보세요. 벚꽃 만발한 봄날, 어린이대공원 야외무대에서 시민들이 겨우내 연습한 춤을 선보이고, 한강 노들섬 무대에선 합창 공연을 하거나 시 낭송을 하는 거죠.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펀(fun)한 도시 서울, 얼마나 좋습니까?"

본문 이미지 -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축제에 참여해 무대를 즐기는 생활예술인들의 모습(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축제에 참여해 무대를 즐기는 생활예술인들의 모습(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시 문화수석 시절 오세훈 시장에게 배운 점

그는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하기 전 2023년부터 약 2년간 서울시 문화수석으로 일했다. 서울시의 문화예술 진흥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달리 말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문화 정책 결정을 보좌하는 역할이기도 했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오 시장은 어떤 리더였는지 묻자, 송 대표는 먼저 '애민'(愛民)이란 단어를 꺼냈다.

"오 시장님이 가장 많이 쓴 말이에요. 늘 서울 시민들 입장에 서서 정책을 세우셨죠. 공연봄날(청소년 공연관람지원사업), 서울청년문화예술패스(20~23세 청년 대상 문화관람비 지원 사업), 리스테이지 서울(공연물품 재사용 플랫폼) 등은 모두 오 시장님이 제안한 겁니다."

노련미도 엿봤다고 했다. 2년 전 부실 운영으로 논란을 빚은 '새만금 잼버리' 대회 때 서울시가 구원투수로 나서서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 예를 들었다. 오 시장은 해외 잼버리 대원들에게 케이(K) 팝뿐 아니라 우리의 전통춤도 알리는 공연을 신속하게 마련했던 것. "시장님의 빠른 결단력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송 대표는 2027년 12월까지 3년간 재단을 이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포부를 물었다.

"저희는 10년을 내다보고 예술창작지원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가 연극 연출가 출신인 만큼 농사꾼의 마음으로 예술가들의 생태계를 꼼꼼히 살피며 재단 직원들, 현장 예술가들과 함께 서울의 10년 후를 책임지는 문화 설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문 이미지 -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 2025.2.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 2025.2.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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