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 우리의 내면은 지극히 풍요로워진다. 우리의 삶이 가장 깊어지는 순간이므로."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 책은 노년을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과 자아 발견의 시간으로 바라보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발견하는 에세이다. 여든 살을 앞둔 노년의 저자인 안드레아 칼라일은 우리가 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깊이 들여다본다.
저자는 노화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한다. 그는 자연, 일상, 그리고 가족과의 추억을 되짚어보며 나이 드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워 나간다. 이를 통해 노년이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닌, 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우며 의미 깊은 시간임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왜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할까? 저자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접한 동화 속에서 나이 든 여성이 종종 흉측하고 사악한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헨젤과 그레텔을 오븐에 밀어 넣으려는 마녀, 인어공주의 목소리를 빼앗는 바다 마녀, 백설공주에게 독사과를 건네는 왕비,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저주하는 요정 대모 등 외롭고, 심술궂고, 악의적인 존재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독서 경험이 우리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쳐 노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이어서 그는 노인,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 노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시선으로 나이 듦을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이 책은 노년기가 단순히 쇠퇴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노화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득한다. 노년은 잘 무장해야 진입할 수 있는 낯선 세계가 아니라 친숙하던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시기로,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시기임을 보여준다.
△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안드레아 칼라일 글/ 양소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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