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했던 '한국형 스테이션 F', 강남 아닌 '강북'에 만드는 이유는

윤 대통령 "청년 창업허브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 거점"
대학 통해 유학생 등 외국인 인재 채용 용이해

서울_K-DeepTech Town 조감도 (중기부 제공)
서울_K-DeepTech Town 조감도 (중기부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홍대입구역 사거리에 대규모 스타트업 입주공간인 'K-딥테크 타운'을 조성한다. 프랑스 파리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에 버금가는 창업 허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K-딥테크 타운이 스타트업들이 다수 모여 있는 강남이나 판교가 아닌 한강 이북에 들어서게 된 배경에 관심을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5일 ‘한국형 스테이션 F’ 조성지로 서울 홍대 인근과 부산 북항 일대 2곳을 선정했다.

‘한국형 스테이션 F’는 지난해 발표한 '스타트업 코리아 대책'에 포함된 글로벌 창업 허브로 지방 중심의 개방적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수도권과 비수도권 각 1곳씩 조성된다.

수도권의 글로벌 창업 허브는 홍대 인근에 조성한다. 딥테크 벤처·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이름은 'K-딥테크 타운'이라 붙인다.

글로벌 빅테크기업(앵커기업)과 전문 VC, AC 등 혁신 주체, 그리고 국내외 딥테크 벤처·스타트업을 허브로 유치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딥테크 소사이어티(Deep Tech Society)를 구현하기 위해 2026년 상반기에 개소할 예정이다.

비수도권의 글로벌 창업허브는 부산 북항 내 폐창고에 조성한다. 부산 북항 폐창고는 1978년 건축해 보세창고 등으로 사용된 과거 수출주도 산업화의 상징으로 중기부는 2026년까지 이곳을 지역의 창업 랜드마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 스테이션 F (중기부 제공)
프랑스 파리 스테이션 F (중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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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도 다녀갔다…프랑스 '스테이션 F'는 어떤 곳?</strong>

'한국형 스테이션 F'라는 이름처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를 벤치마킹한다.

스테이션 F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1000여 개의 입주공간과 30개 이상의 지원 프로그램을 갖춘 세계 최대의 개방형 창업 공간이다. 면적은 3만 4000㎡다.

프랑스 텔레콤기업 FREE의 창업가 자비에 니엘(Xavier Niel)이 저임금 노동자 거주지인 파리 13구역 기차역 자리에 3500억 원을 투자해 설립했다.

그는 창업 기업들에 최고의 전문가, 자원, 다른 창업기업들과 어우러진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스테이션 F를 만들었다.

많은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 있는 만큼 이들 간 자유로운 네트워킹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또 △직영 프로그램과 △민간 프로그램의 형태의 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영 프로그램은 스테이션 F가 직접 운영하며 업종에 관련 없이 예비·초기단계, 취약계층, 여성 창업기업을 지원한다.

민간 프로그램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네이버 등 대기업 및 인큐베이터가 입주해 27개 이상의 특화업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형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0일 이곳을 방문해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다. 윤 대통령은 그로부터 8개월 후인 올해 2월 "스테이션 F와 같은 청년 창업허브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많은 벤처,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혁신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13구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 F애서 인사하고 있다. &#40;대통령실 제공&#41;
윤석열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13구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 F애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후보지 강남 아닌 이유는?…외국인 인재 채용

윤 대통령이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후 중기부에서도 곧바로 '글로벌 창업 허브' 조성 작업에 착수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위한 최적지를 찾기 위해 중기부는 100여 곳의 부지를 탐색했으며 전문연구기관(KDI)의 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서울 마포구 홍대 권역을 선정했다.

교통, 정주, 인력 여건과 입주 수요를 바탕으로 △민간자본의 참여 가능성 △리모델링 용이성 △도시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홍대 권역은 기술 스타트업의 집적도가 높은 지역으로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 배후 대학가가 있어 외국 유학생 수도 많아 글로벌 인재 공급과 활용에 유리하다.

또 지하철역, 기차역(KTX), 공항(인천공항, 김포공항)과의 접근성이 높아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글로벌 상권을 갖춰 해외 스타트업을 유치하기에 적합하다.

이런 이점 외에 외국인과 외국 기업들이 한강 이북 지역을 선호한다는 점 역시 입지 선정에 영향을 줬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내에 외국인이 유입되는 경로는 (대학의) 어학당인 경우가 많다. 즉 외국인들의 엔트리 포인트(진입점)가 강북(한강 이남) 지역인 경우가 다수여서 강북 지역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외국인 인재를 리크루트(채용)하는 일이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해질 것인데 외국인들은 강북에 많이 산다"며 "일부러 강남이나 판교로 가지 않고 공덕의 창업 허브에 터를 잡았다는 한 스타트업도 같은 이유에서 그 지역을 선택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최종 후보지에는 '팝업(스토어) 성지'로 알려진 '성수동'도 있었다. 홍대가 성수동을 제친 비결도 같은 이유에서다. 홍대 인근에 배후 대학가가 몰려있어 유학생 등 외국인이 1만 명가량 거주하고 있다. 또 공항과 기차역에서 멀다는 사실도 마이너스 포인트였다.

KTX가 정차하는 서울역도 후보 중에 있었다. 롯데마트가 있는 건물을 임차하려 했으나 400여 명에 달하는 직원 고용승계 조건이 붙어 탈락시킬 수밖에 없었다.

비수도권 중에서 부산을 낙점한 이유는 이 도시의 뛰어난 창업 생태계 성장성 때문이다. 부산 북항 인근은 청년·혁신 스타트업 유치에 필요한 상업·문화·공원 인프라 및 우수한 교통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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