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금호석유화학(011780)이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침체 속 '나 홀로 호황'을 누려왔던 금호석유의 실적 성장세가 더 두드러지는 셈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대중 무역 장벽을 강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도 나와, 향후 실적 상승 추세가 강화할지 주목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영업이익 전망치)는 754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소폭(4.08%) 줄어들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65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1분기 금호석유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은 각각 금호석유의 1분기 컨센서스를 850억 원대 전후로 추산했다.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엔 합성고무 사업이 있다. 타이어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의 스프레드는 직전 분기 톤당 660달러에서 1분기 709달러로 상승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분기 일회성 비용이 소멸했고 정기보수 종료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SBR 스프레드도 개선돼 추가 성장이 전망된다"며 863억 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용 고무는 중국의 이구환신(낡은 제품의 새 제품 교체 지원) 정책으로 수요가 호조인 반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라 우호적인 수급 밸런스가 지속됐다"며 851억 원의 영업이익을 추정했다.
금호석유는 지난해 석유화학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할 때도 합성고무 실적에 힘입어 홀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4대 석유화학사 중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적자를 냈고 LG화학은 영업이익이 64%가량 축소했지만, 금호석유는 영업이익 축소 폭이 24%에 그쳤다.

올해엔 미국 트럼프 정부 정책의 혜택을 받아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산 의료용 장갑에 대한 관세가 높아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중국산 의료용 장갑에 대해 2025년 50%, 2026년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해 발표한 145%의 관세까지 합산될 경우 중국의 의료용 장갑 미국 수출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반면 금호석유가 NB라텍스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당초 24%의 상호 관세가 부과됐으나, 90일간 유예되며 현재는 10%의 관세만 적용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산 장갑에 대해 2025년 50%, 2026년 100% 관세를 이미 부과했다"며 "상호 관세로 중국 장갑의 미국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조현렬 연구원도 "중국산 고무장갑 밸류체인은 미국 시장 공략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동남아 업체에 공급하는 금호석유 입장에선 중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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