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지윤 김명신 기자 = '가성비 한 끼'의 대표 주자였던 버거가 이제는 외식 물가 상승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주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을 선언해 '버거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확산되고 있다.
간단히 때우는 점심 한 끼로 여겨졌던 버거가 어느새 8000원, 심지어 1만 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단발적인 조정이 아니라 전체 업계에 걸쳐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롯데GRS의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4월 3일부터 65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3.3% 인상한다.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버거는 각각 단품 5000원, 세트 7300원으로 오른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도 같은 달 1일부터 노브랜드 버거·사이드 가격 평균 2.3% 인상한다. 19종의 버거 단품 및 세트를 200원, 사이드 메뉴는 100원씩 인상한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다음 달 1일부터 에그마요·이탈리안 BMT 등 주요 메뉴 가격을 가장 많이 판매되는 15㎝ 샌드위치 단품 기준 평균 250원(약 3.7%)씩 올린다. 배달 주문 시에는 매장가에 900원을 추가 부과하는 차등 가격제도 운영된다.
이미 올 초부터 주요 브랜드들의 인상 움직임은 예고돼 있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일부터 버가 가격을 평균 2.3% 올렸다. 전 세계 물가 지수로 꼽히는 빅맥 세트는 기존 7200원에서 7400원으로 인상됐다.
버거킹은 지난 1월 일찌감치 일부 메뉴 가격을 100원씩 올려 평균 1%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대표 메뉴인 와퍼는 7200원이 됐고, 갈릭불고기와퍼는 7500원으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맘스터치는 공식 가격 인상은 없지만 일부 가맹점이 배달 앱에서 매장가보다 높은 금액을 책정하는 '배달앱 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최대 15%에 달하는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이처럼 햄버거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인상되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비용 상승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는 가장 큰 원인으로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는다. 패티·치즈·빵 등 주요 재료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환율 영향이 직접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까지 겹치면서 매장 운영의 고정비가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커져 점주들이 배달 가격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싸고 간편한 서민 음식이었던 햄버거가 이제는 외식 물가 상승의 상징이 됐다"며 "더 이상 부담 없는 한 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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