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박주평 기자 = 경제계가 상호관세율이 25%로 결정된 데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예상보다 관세율이 높다"며 당혹감을 나타내는가 하면 "경쟁국과 비교해선 선방했다"는 반응이 동시에 나온다.
특히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 방점을 찍으며 후폭풍 대비에 나섰다.
3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이날 새벽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며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분석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청구서'에 따르면 한국에 부과되는 상호관세는 25%다. 국가별로는 △중국 34% △유럽연합(EU) 20% △일본 24% △대만 32% △베트남 46%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등으로 결정됐다.
미국의 상호관세는 2단계 구조다.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이 큰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들엔 개별적 상호관세를 물리는 식이다. 한국은 국가별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기본 관세는 5일, 국가별 관세는 9일부터 적용된다.
재계에선 상호관세 25%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이지만, 경쟁국과 비교해선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라는 숫자가 확정됐으니 불확실성을 떨쳐내고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계산도 섰다.
조성대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간 미국이 상호관세와 보편관세 중 어떤 것을 부과할 것인지, 얼마나 부과할 지 불확실성이 컸지만 (오늘 발표로) 명확해진 측면이 있다"며 "이제 한국 정부와 개별 기업들이 협상 전략을 짜야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우리나라에 부과된 25% 상호관세에 대해 "생각보다 높다. 단기적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한국과 경쟁하는 국가들과의 (관세율) 차이를 비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중국은 34%, 베트남은 46%, 대만은 32%의 상호관세가 부과돼 한국산 제품이 9~21%p의 관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일본(24%), EU(20%), 인도(26%)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 실장은 "(미국 발표 전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적어도 최악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기업들도 생산 제품의 관세 적용 여부와 타국 상황을 비교하며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준수 제품은 관세율이 0%로 유지되기 때문에 공장 이전을 검토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략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호관세의 내용과 수출 재화, 경쟁국의 관세율을 정리하고 있다"며 "사업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라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확정됐으니 (전략 수립의) 기준점은 생겼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철회 또는 변경하거나, 다른 조건을 붙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런 상황까지 전략을 고려해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재계와 정부는 이날 서둘러 모여 공동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 경제안보전략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민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업계 목소리를 듣고 업종별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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