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미국 정치권 로비 자금으로 100만 달러를 사용한 것을 두고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 측과 고려아연이 24일 공방을 벌였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삿돈을 활용했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고려아연은 사업상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MBK·영풍 측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 회장이 전문 로비스트를 거액을 들여 동원해 일부 미국 정치인들과 전직 의원을 대상으로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한 대관 캠페인을 벌여 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미국 로비활동공개(LDA) 웹사이트에 따르면 로비 회사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MPA)는 지난해 2월 고려아연을 처음 고객으로 등록한 뒤 4월, 7월, 10월과 올해 1월에 각각 25만 달러씩을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
영풍은 "로비자금 절반인 50만 달러는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이뤄지던 지난해 10월과 임시주주총회 직전인 올해 1월에 집중적으로 사용됐다"며 "치열한 경영권 분쟁 중에 회삿돈으로 미국 정치권에까지 손을 뻗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고려아연의 미국 내 사업과는 관련이 없는 하원의원이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MBK를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활동들이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에선 MBK 인수 후 고려아연이 중국에 넘어가면 희소금속 수급 불안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영풍은 이런 미국 정치인들의 발언이 고려아연 로비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영풍은 이어 "심지어 미 정부에 MBK 투자를 왜곡하고 중국 기술 유출 우려를 주장했던 전직 공화당 하원의원 빈 웨버는 최 회장이 고용한 MPA의 파트너로 등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아니고 말고 식의 의혹 제기와 허위 사실 유포로 당사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 민형사를 가리지 않고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반박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MPA와계약을 맺은 건 2023년 12월이고 연간 계약에 따라 분기별로 25만 달러의 자문 및 컨설팅 비용이 집행됐다"며 "이는 적대적 M&A가 시작되기 10개월 전"이라고 해명했다.
로비 목적도 현지 사업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자원순환 사업과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해 미국 연방 정부 및 싱크탱크 동향 파악과 컨설팅을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시장 공략에 있어 많은 기관이 현지의 합법적인 기관을 통해 컨설팅과 조언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든 알 수 있는 기본적 상식"이라며 "이번 해프닝은 MBK·영풍이 글로벌 차원의 사업 경험과 전문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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