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현대차·기아, 원자잿값 '1000억' 껑충

한국산 관세율 '철강 0%→25%' '알루미늄 10%→25%'
현대차·기아 美공장 영향권…자동차 부품 '일단 유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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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로 현대차와 기아의 원자잿값 부담이 1000억 원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과 알루미늄이 전체 원자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당장 부담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유예된 자동차 부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그 피해는 막대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품을 생산하는 2·3차 협력업체들은 자금 여력이 부족해 감내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대통령 포고령을 근거로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일부 파생상품에 오는 12일(현지 시간)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이에 따라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대미수출 관세율은 △철강 0%에서 25% △알루미늄 10%에서 25%로 상승한다. 이외에도 볼트, 너트, 스프링 등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166개에 25%의 관세가 붙는다.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포고문과 달리 범퍼·차체·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과 가전 부품 및 항공기 부품 등 잔여 87개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미국 상무부의 추가 공고 전까지 관세 적용이 유예된다.

따라서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영향을 받는 품목은 자동차 차체와 섀시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강판과 알루미늄이다.

현대차·기아 美공장 강판 年121만톤 필요…관세 적용시 원재료 매입비 0.5% 증가

통상 완성차 1대를 생산하기 위해선 냉연강판 0.75톤, 융용아연도금강판 0.3톤 등 총 1톤의 자동차용 강판과 알루미늄 200㎏이 평균적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 공장에서 완성차 36만 67대, 35만 2100대를 생산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이 올해 상반기 본격 가동되면 양사는 연간 최대 50만 대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양사의 연간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은 최대 121만 대다. 이를 위해선 강판 121만 톤과 알루미늄 24만 2000톤이 필요하다. 강판은 대부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004020)로부터 납품받는다. 미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현대제철 공장이 있긴 하지만 주로 한국에서 생산된 강판을 차량에 맞게 가공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자동차용 강판은 이번 25% 관세 적용 대상이다.

다만 강판과 알루미늄 등 원자재가 전체 자동차 원재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라 당장 완성차 업계가 입게 될 피해는 제한적이다. 기아 조지아 공장은 2023년 10조 6032억 원을 자동차 부품 및 원자재 매입에 사용했다. 이 중 철판 등 원자재를 매입하는 데 쓴 비용은 2445억 원으로 전체 매입액(10조 6032억 원)의 2.3%에 불과했다. 나머지 97.7%는 엔진, 미션 등 자동차 부품 비용이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철판 등 원자재 매입액은 부품을 포함한 전체 매입액(11조 727억 원)의 1.8%인 1938억 원이었다. 따라서 자동차용 강판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이로 인한 현대차와 기아의 직접적인 원자재 비용 상승은 각각 611억 원(0.6%)과 484억 원(0.4%)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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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함량별 車부품 관세 적용…영세 협력사 경영 악화 불가피

문제는 25%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자동차 부품으로 확산할 경우다. 상무부는 추후 철강·알루미늄 함량을 기준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예컨대 특정 자동차 부품에 철강·알루미늄 함량이 50%라면 전체 가격의 절반에 대해서만 25%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다.

산식이 복잡해 비용 증가분을 예측하기 어렵고 자동차 부품사들은 완성차 업체와 달리 규모가 작아 대응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자동차 부품 기업은 1만 5239개였는데 이 가운데 4인 미만 사업체가 50.3%, 매출액 5억 미만인 곳이 27.6%였다. 현대차·기아도 원재료 매입 비중만 놓고 본다면 자동차 부품이 전체의 98%에 달하기 때문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관세가 시행됐지만,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했다"며 "이전과 다르게 실제로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3%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인 2·3차 협력사들은 경영 환경이 크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장화 추세로 자동차 부품에서 철강·알루미늄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낮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광범위한 부품에 들어간다"며 "부품사들은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 우리 정부가 자동차 부품만큼은 관세 유예를 적용받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문 이미지 - 2월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차량이 주차된 모습<자료사진>. 2025.2.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월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차량이 주차된 모습<자료사진>. 2025.2.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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