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완료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로 금리에 대한 경계감이 살아나면서 증시는 지난주 보합세를 보였다. 이번 주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미국의 관세 관련 행정 명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는 2515.78에서 2523.55로 7.77포인트(p)(0.31%) 상승했다. 코스닥은 0.95% 올랐다.
주 초반 코스피는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달러지수도 코스피의 하방 압력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위주의 매도세에 2500선도 붕괴됐지만,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중 근원 물가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매수세 유입에 2500선을 회복했다.
17일에는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관망 심리가 확산됐다.
내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실제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 등 관세와 관련된 행정 명령 서명 여부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팽배했던 정치 불확실성은 잦아들 전망이지만, 미국의 관세 리스크 여부에 따라 업종 간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주간예상밴드를 2440~2570p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 불확실성을 주목할 변수로 꼽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실제로 매월 2~5%의 점진적 보편관세 부과를 고려하는 등 관세 부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할 수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 연구원은 우선 조선과 방산 업종에 대해 "작년 트럼프 수혜주로 지목된 이후 주가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미 의회예산국(CBO)가 발표한 미 해군의 '2025 건조 계획'에 따르면 미 해군은 군함수를 현재 295척에서 2054년에 390척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가 조선업종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 시점에서 미 해군의 군함 확대 계획은 국내 조선 업종 및 군함 관련 방산 업종 주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대해서도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를 일부 회피할 수 있는 업종"이라며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저점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신규 실적 모멘텀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등으로 증시에 미칠 정치적 리스크는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무력 충돌 없이 사태 일단락된 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압력 등 정치적 갈등 양상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도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고 탄핵심리에 점차 다가가며 정치 리스크 해소 및 불안심리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며 "오히려 그동안 위축됐던 국내경제 및 소비자심리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트럼프의 행정명령과 일본은행(BOJ)의 기조가 시장을 자극하는 정도에 따라 연휴 전 한국 증시에 경계심리가 유입될 수 있다"면서도 "12월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와 회의록을 통해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 일정 부분이 선반영됐기 때문에 12월 물가 예상치 하회로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다음 주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전개될 예정이라, 기업 주가는 실적 발표에 따라 요동칠 수도 있다.
오는 22일 기아와 LG디스플레이, 23일에는 SK하이닉스, 현대차, 24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