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에 540억 달러(약 73조 원)를 투입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 정부는 해당 사업을 아직 '추후 협의'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발표 내용에 따라 입장 차이가 표면화할 수 있다.
30일 산업통상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10월 1일 오전 4시 30분) 백악관에서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회 보고를 통해 공개된 1호 사업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발표에 어떤 형태로 담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대미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여기에 알래스카 LNG 540억 달러가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한국 자금은 LNG 수출시설과 가스관 건설 외에 원전 등 다른 에너지 사업에도 투입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전략투자 자금을 여러 대형 사업에 쓰는 계획을 이르면 30일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산업부는 알래스카 LNG 참여 여부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관련 법률에 따라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신은 이번 발표를 11월 중간선거와 연결 짓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투자 관련 발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계획이 중간선거를 앞둔 알래스카 정세와 맞물린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에도 아이오와주에 150억 달러 규모 제철소를 짓는 계획을 발표했다.
알래스카 상원 선거는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유지를 가를 접전지로 꼽힌다. 재선에 도전하는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지지해 왔으며, 닉 베기치 하원의원,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와 함께 백악관 발표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사업 참여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알래스카에 와서 연료와 석유를 싣고, 송유관을 건설하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지난 22일 국회 보고에 담겨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정부가 추진 의사를 정한 사업으로 엔시날 발전소 건설 1건을 보고했다.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은 추진 의사를 정하지 않은 사업으로 분류했다. 김 장관은 당시 "아직 구체적 추진 의사를 결정한 사업은 아니나 양국의 관심을 반영한 2건의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 계획을 보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업은 법적 절차도 다르다. 엔시날 사업은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인정해 추진 의사를 확정하고 국회에 보고한 사업이다. 반면 한미전략투자특별법은 상업적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업을 추진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미국이 54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하더라도 한국은 사업성 검토 결과에 따라 투자 규모나 참여 방식을 조정할 수 있고,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알래스카 LNG는 노스슬로프 가스전의 천연가스를 약 1300㎞ 가스관으로 남부 니키스키까지 보내 액화한 뒤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사업이다. 민간 기업 글렌파른 그룹이 개발을 맡고 있다.
사업성은 오랫동안 과제로 지적돼 왔다. 엑손모빌, BP, 코노코필립스는 국제 LNG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속에 2016년 사업의 다음 단계 투자에서 빠졌다. 김 장관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이 사업을 "하이리스크(고위험) 사업"이라고 말했다.
구매처 확보도 초기 단계다. 일본 제라(JERA)와 도쿄가스가 연간 총 200만 톤 규모의 예비 구매 계약을 맺는 등 구매 의향은 나오고 있지만, 구속력 있는 최종 매매계약(SPA)으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글렌파른이 아직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가 참여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에너지 공급망 문제가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산 LNG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입선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산업부는 미국 측이 발표하더라도 실제 투자 집행을 위해서는 사업의 수익성과 위험을 별도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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