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유리 김규빈 기자 = 이달 제대를 앞둔 군의관·공중보건의사 1100명 중 상당수가 대학병원 복귀 대신 개인병원 또는 개원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의정 갈등 상황에 대한 반발이 큰 상황에서 최근 '너희는 떠나라'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의 쓴소리까지 겹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전문의 합격자가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제대하는 전문의들이 개원가로 가면 경우 의료진이 더욱 부족해져 대학병원의 인력난이 심화가 불가피하다.
18일 의료계와 국방부에 따르면 이달 2022년 입영한 군의관과 공보의 총 1100여 명이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다.
통상 이 시기에 제대한 이들은 5월에 대학병원에 입사하는 복귀하는 '5월턴'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예상보다 많은 숫자가 1·2차 병원으로 빠져나갈 경우 인력난 속 제대할 군의관과 공보의만 바라보고 있던 대학병원은 난처할 수밖에 없다.
대학병원으로 복귀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군의관 및 공보의들 중 상당수는 의정갈등과 관련된 반발심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의 취득 후 군 복무를 마친 의사 A 씨는 "(의정 사태로 인한 현 상황이) 참담하다. 의료 정상화가 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게 아닌지 염려된다"며 "대부분 개원가로 많이 가고 다른 해보다 대학병원으로 복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전문의 B 씨는 "전역하면 펠로로 갈 생각이었는데 개원가로 가려고 한다"며 "이국종 병원장님 말씀처럼 굳이 이 나라에서 바이털(필수과)을 해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5월턴으로 병원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소수일 경우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통 수련을 마친 후 전문의로 군대에 가기 때문에 애초에 전공의들은 소수"라며 "이번에 제대하는 전공의 중 복귀하는 이들은 지난 2월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때 지원을 마쳤다"고 말했다.
통상 제대하는 전문의는 병원으로 복귀해 세부 연구와 진료를 하는 펠로(전임의)를 하거나 개원가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이들이 대학병원 복귀를 기피하며 대학병원의 인력난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 제68차 전문의 자격시험에서는 지난해 2727명의 18.7% 수준인 509명만 최종 합격하며 전문의 배출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의료개혁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달 전역하는 전문의 C 씨는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기형적인 저수가인데 이를 바로잡지 않고 비과학적인 의대 정원과 필수의료 패키지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고 잘못된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인턴·레지던트 수련을 마친 전문의를 의무사관후보생 제도로,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일반의는 의무장교 직접 지원 제도를 통해 매해 총 1000명가량을 선발한다. 이들은 군의관 또는 공보의로 36개월을 복무하게 된다. 선발된 전공의는 통상적으로 상반기 수련 개시일에 맞춰 3월에 임용되며, 4월쯤 제대하는 군의관·공보의는 5월 전후로 대학병원 등에 입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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