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영국 의회가 12일(현지시간) 중국 기업 산하에 있는 브리티시 스틸을 장악해 용광로를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 미 행정부의 철강 관세로 폐쇄를 앞뒀던, 영국 내 마지막으로 남은 1차 철강(virgin steel) 제철소는 앞으로 국유화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징예그룹 산하의 브리티시 스틸은 영국 정부와 친환경 철강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자금 조달 계획에 합의하지 못해 스컨도르프 공장에 있는 용광로 2기의 가동은 불투명해졌었다.
정부는 부활절 휴무 중이던 의원들을 소환해 국가가 브리티시 스틸의 이사와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보수를 지급하고 용광로가 계속 가동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별개의 국유화 법안이 이달 말까지 의회에 제출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임박한 용광로 폐쇄를 막기 위해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사태법이 "전례 없는 것"이라면서도, 이는 영국에서 철강의 미래가 있을 것이며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브리티시 스틸은 세계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에너지 비용 상승이란 추가 폭탄을 맞고 2020년에 징예그룹에 인수됐다.
징예그룹은 12억파운드(약 2200억엔) 이상을 매입에 썼지만, 생산비용 증대와 엄격한 환경규제 등으로 매일 70만파운드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던 중에 트럼프 행정부가 25% 철강 관세를 발표하자 지난 3월 말 용광로 폐쇄 방침을 표명했다. 영국 정부는 친환경 생산으로 바꾸기 위한 5억파운드 지원과 원료탄 구입 등을 제안했지만 징예그룹 측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입장을 번복하지 않았다.
이 용광로들이 폐쇄되면 영국은 1차 철강을 생산할 수 없는 유일한 주요 7개국(G7) 국가가 되는 상황이었다. 휴회 중 토요일에 의회를 소집한 것은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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