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반(反)관세 입장을 분명히 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관세 폭탄을 퍼붓자 미국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에는 중국이 보복 관세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50%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비해 머스크는 기업 CEO답게 “관세는 수입 물가를 올려 미국 제조업에 좋지 못하다”며 반 관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특히 "미국과 EU는 무관세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또 트럼프 관세 정책의 총설계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담당 선임 고문을 직격했다.

그는 지난 5일 X(구 트위터)에 한 사용자가 나바로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칭찬한 글에 "좋은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그것이 자아와 뇌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답글을 달았다.
그는 이뿐 아니라 비속어를 섞어가며 "나바로는 아무것도 만들지 못한다"고 조롱했다.
나바로는 이에 "일론은 차를 파는 사람이란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머스크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CEO로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의 주요 심복 간에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이뿐 아니라 동생의 입을 빌려 트럼프 관세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킴벌 머스크는 7일(현지시간)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미국 소비자에 대한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세금”이라며 "즉시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트럼프와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당선 직후와는 큰 변화다. 트럼프는 취임식 연설에서 머스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화성에 성조기를 꽂겠다”고 선언하는 등 머스크와 브로맨스를 자랑했었다.
이어 트럼프는 지난 3월 테슬라 주가가 연일 급락하자 테슬라 전기차를 직접 사는 등 머스크를 위해 사실상의 판촉활동을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측근 3명을 인용,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머스크가 앞으로 몇 주 안에 현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를 부인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트럼프가 언론플레이를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둘 사이에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테슬라 주가가 급락, 그가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현업 복귀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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