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 출신 유명 경제학자 테즈 파리크(Tej Parikh)가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주장했다. 그는 유권자와 기업이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압박을 가해 정책이 일부 철회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기고문에 따르면 그는 국민들과 기업, 공화당, 시장 등이 트럼프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았다. 우선 국민들의 경제적인 고통이 너무 커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악화하고 있는데, 최근의 관세가 실제로 공급망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들의 감정이 더욱 안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가계 지출의 30%를 차지하는 식품 및 의류와 같은 내구재와 비내구재는 더 높아진 관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았다. 알리안츠 리서치는 4월 2일 이후의 국가별로 부과된 포괄적인 관세가 미국 공급업체가 더 저렴한 대안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기에 약 3분의 2의 회사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에 따라 소비자의 고통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파리크는 "트럼프 정책의 비가격적 효과도 쌓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개월 동안 28만 건이 넘은 정부효율부의 해고, 기존 관세와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용 및 투자 계획 제한, 그리고 이미 트럼프 취임 전부터 경제가 좋지 않았기에 전반적으로 미국인들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한계가 트럼프의 생각보다 더 낮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내분의 조짐도 보인다. 상원에서는 지난 2일 공화당의 지지를 받아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뒤집는 상징적인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내년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피바다"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업 환경이 더 나빠진 기업들은 다른 어떤 경제주체보다 더 큰 불만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제조업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역으로 기존의 미국 기업들은 급격한 비용 상승을 맞아 가격 경쟁력이 없어져 해외시장에서 물건을 팔지 못하게 된다. 이를 반영해 주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기술, 은행, 산업 주식이 폭락했다.
이를 종합하면 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면서 가계, 기업, 시장 및 공화당이 트럼프에게 가하는 누적 압력은 더욱 빠르게 커져 트럼프가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게 파리크의 결론이다.
하지만 관세로 인해 주식 시장이 요동치는 데 정작 트럼프 본인은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압력을 무시하는 경우라도 방법이 있다고 파리크는 보았다.
즉 그는 일시적인 물량 부족으로 인해 일부 제한적인 관세 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파리크는 IMD 경영대학원의 사이먼 에버넷 교수의 "주요 품목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가격 급등은 가격을 낮추기 위한 긴급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는 말을 인용했다. 또, 트럼프가 무역 상대의 대응에 따라 부분적인 철회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고 각 국가가 관세를 조정하고 있기에 관세가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공장들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에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깨달은 국제적인 공장 소유주들이 트럼프에게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보았다. 파리크는 "급격히 증가하는 경제적 고통, 정치적 압박, 협상에 대한 대통령의 애정 사이에서 관세가 우려했던 것보다 일찍 인하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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