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어릴 때의 일은 사라진다는 인식과 다르게 아기 때의 기억도 뇌에 저장되지만, 성인이 되어선 접근하지 못할 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예일대 심리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어릴 적의 기억은 뇌에도 저장되지만 성인이 된 이후 이 기억에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4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아기 26명을 만 1세 미만의 영아와 1세 이상 유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영유아들이 기억을 형성하는 시점과 그 기억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 아기들은 MRI 기계에 넣은 뒤 2초간 이미지를 보여주고 해마의 활동을 기록했다.
이후 연구진은 아기들에게 앞서 봤던 이미지 1개와 새로운 이미지 1개를 동시에 보여줬다. 닉 터크 브라운 예일대 심리학 교수는 "이들이 이전에 본 이미지를 보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정량화했다"며 "이는 이미지에 대한 그들의 기억을 측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1세 이상의 유아 13명 중 11명은 이미지를 기억할 때 해마가 활성됐다. 1세 미만 그룹에서는 해마 활성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터크-브라운 교수는 "우리 연구를 통해 정확히 알 수 있는 사실은 유아는 1세 정도부터 해마에서 에피소드 기억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크-브라운 교수는 이 기억들이 계속 저장되지만 접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유아기 때 저장된 기억을 찾기 위한 정확한 정보를 해마가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억을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시모나 게티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미 많은 연구가 유아의 기억 저장 능력을 입증했지만, 이번 연구는 저장된 기억을 해마 활성화와 연결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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