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임시예산안이 의회 처리 시한 마지막 날 상원을 통과하면서 연방 정부 셧다운은 피했다. 민주당 내에서 예산안에 찬성표가 나오면서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CNN 등에 따르면, 공화당 주도의 예산안은 14일(현지시간) 찬성 54표 반대 46표로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공화당 주도의 6개월짜리 예산안엔 비국방 프로그램을 일부 감축하고 군사 지출을 늘리는 동시에 트럼프에게 예산 지출에 대한 결정권을 더 많이 주는 내용이 담겼다.
본회의 정식 표결 전 절차적 표결에서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민주당 의원 9명이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찬성 60표로 정식 표결로 넘어갔다. 절차적 표결은 필리버스터 등을 중단하고 법안을 표결하기 위한 절차로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예산안은 지난 11일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선 민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처리 시한이 다가오면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입장을 바꿨다.
슈머 원내대표는 전날 예산안에 대해 "사실 이건 선택이 아니다. 홉슨의 선택(Hobson's choice·겉보기에는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옵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놓인 법안(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거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폐쇄의 혼란에 빠뜨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내 생각에 이건 선택이 아니다. (임시예산안이) 매우 나쁘긴 하지만 셧다운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나쁘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상원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진 진 샤힌 민주당 상원의원도 "솔직히 예산안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셧다운이 훨씬 더 나쁜 선택이었다"며 "만약 셧다운이 발생했다면 트럼프, 일론 머스크, 그리고 정부효율부(DOGE) 세력에게 정부 폐쇄와 대량 해고의 기회를 줄 뿐이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의 결정에 존경을 표한다"며 "그가 나서서 공화당과 함께 투표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이탈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은 슈머 원내대표가 예산안에 찬성한 것을 두고 "엄청난 실수"라고 비판하며 "(예산안은) 의회의 권한을 희생시키는 동시에 심각하게 편향적인 법안으로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를 위한 비자금으로 전락시킨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과거 트럼프 셧다운을 경험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 해로운 법안(예산안)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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