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민경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대표단을 유럽에 파견한 가운데 미국은 협상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서방의 우려에 대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소외된 채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당하는 이른바 '더티 딜'(dirty deal)에 대한 유럽의 경계가 높아지자, 미국은 아직 △미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크림반도 수복 등을 협상에서 배제하지 않는다며 유화적인 모습을 취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와 군사 행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근뿐 아니라 '채찍' 또한 준비됐음을 시사했다.

밴스 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협상에 실패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견하는 옵션이 여전히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콜 우크라이나 전쟁 부특사 또한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전으로 돌리는 문제도 협상에서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푸틴과 러시아인들에 대해 모른다"며 "그들이 우리를 가지고 놀려고 하는지, 아니면 진심인지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으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 결과를 예단하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종전 의지를 신뢰한다면서 "나는 그를 아주 잘 안다"고 발언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전날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영토 수복을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하며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가 푸틴을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3년 동안 '국제 왕따'였던 푸틴이 양지로 나와 협상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반발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빠른 종전만을 위한 '더티 딜'이 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우리가 배제된 어떤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듯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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