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공급량이 줄어 달걀 가격이 45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0%인 반면, 달걀 상승률은 15.2%에 달했다. 이는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달걀 가격 상승률이다.
지난해 1월 12개 들이 세트에 2.52달러(약 3600원)였던 달걀 가격은 지난해 12월 4.1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어 지난 1월 대형 A등급 달걀 12개 들이 평균 가격은 4.95달러(약 7200원)까지 올랐다.
미 농무부는 지난해 12월에만 가금류 1320만 마리가 살처분된 후, 올해 들어 현재까지 21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고 발표했다. 또 가금류가 지난해 11월 약 700만 마리, 지난해 12월 1800만 마리, 지난 1월 2300만 마리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부 미국 슈퍼마켓에서는 A등급 달걀 12개 들이가 10달러(약 1만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미국 식료품 업체 트레이더스조는 고객 한 명당 하루 달걀 구매량을 12개 들이 세트 1개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프리미엄 마켓체인 기업인 스프라우츠와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도 비슷한 구매 제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달걀 가격이 폭등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달걀 도둑'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달 초 펜실베이니아주 그린 캐슬에서는 약 4만 달러(약 5800만 원) 상당의 유기농 달걀 10만 개가 도난당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한밤중에 창고에서 달걀 500개가 도난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 탓에 직접 닭을 기르겠다는 이들도 늘었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아르투로 베세라는 최근 암탉 10마리를 400달러에, 한 달 치 사료를 20달러에 구매했다.
베세라는 AFP에 "암탉을 사서 키우는 것이 더 저렴할 것 같다"며 "상황이 나아지기까지는 두세 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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