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가보다 잘한다"…'I·MY·ME' 50번 등장한 트럼프 취임사

일인칭 대명사 반복 사용해 美 당면과제 해결에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
'아메리칸' 21회·'국가' 20회·'미국' 20회…'위대한' '모든' 등은 17회 사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47대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서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2025.01.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47대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서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2025.01.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일인칭 대명사를 수십 차례 사용해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 변화를 개인적인 경험에서 받은 영향과 연결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 공식 취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I(나)"를 총 33번, "Me(나·저)" "My(나의)"를 합쳐 17번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7년 첫 당선 시 취임사에서 이 세 가지 일인칭 대명사가 총 4번만 쓰인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런 단어 사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적 변화를 개인적으로 받은 영향과 연결시킨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지난해 뉴욕에서 '성 추문 입막음 돈' 혐의로 유죄 평결을, '선거 개입 시도' 혐의는 일부 기각 판정을 받은 후 "무기화된" 사법제도에 맞서 싸우겠다고 공개 다짐한 바 있다.

이날 취임 연설 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는 정치적 반대자를 박해하기 위해 국가의 막강한 권력이 무기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반복적인 일인칭 사용은 그가 선거 운동 내내 전달해 온 "더 광범위한 목적"을 이뤘다고 짚었다. 즉 미국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는 공화당·기업 리더·통일된 국가보다 '자신'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선거전 중 발생한 피격 사건 후 "생각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은 것은 오직 신뿐이었다"며 자신의 존재 자체가 신이 개입한 결과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신에게 구원받았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최근 선거는 끔찍한 배신과 그동안 일어난 수많은 배신을 완전히, 완전히 뒤집으라는 명령"이라고 표현하며 공격적인 정책 의제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했다고 폴리티코는 꼬집었다.

아울러 뉴욕타임스(NYT)와 악시오스 등 현지 매체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총 2888개 단어로 이뤄져 있었으며 대명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총 21회 사용된 '미국인'(American)이라고 보도했다.

그다음으로 국가(nation)와 미국(America)이 각각 20번을 기록했으며 위대한(great)과 모든(all), 나라(country)는 17번씩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칸드림은 곧 다시 돌아와 예전처럼 번영할 것"이라며 "야망은 이 위대한 국가의 생명선과도 같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더 야심차다. 우리 같은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8년 전 트럼프의 첫 번째 취임 연설은 1433단어로 이뤄져 있었으며 당시에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미국(18번)과 미국인(16번)이었다.

악시오스는 어조 자체는 2017년보다 온화하고 절제돼 있지만 사용한 단어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기본 정책 우선순위 중 상당수는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기반 연설 코칭 플랫폼인 요들리는 트럼프가 이번 연설에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단어보다 36% 더 많이 말했다고 분석했다.

요들리는 "(트럼프는) 간결하게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하며 "연설의 구조가 서로 단절돼 있으며 후속 조치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를테면 '미국 우선주의'를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도 이를 특정 행위와 일관되게 연관시키지는 못했다고 요들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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