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의 기축통화 미국 달러 위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정책으로 갑자기 휘청거릴 위험에 놓였다.
미국에 이은 2대 경제국 중국이 아니라 미국의 최대 동맹 유럽에서 미국 신뢰가 무너지며 탈(脫) 달러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달러 지원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과 규제기관 내부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에서 달러 사용이 갑자기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의 고립주의 정책으로 달러 이탈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경고가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금융안정의 기반인 미국 연준이 위기 상황에서 동맹국에 달러 자금을 제공하지 않으면 세계는 달러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탈달러화가 미국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비유했다.
최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아래 독립성을 위협받는 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질 경우 다른 국가에 달러 자금을 지원해줄지에 대한 의문이 ECB와 규제기관 내부에서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심해지면 연준은 스와프 형태로 ECB를 비롯한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에 달러 접근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끊임없이 내놓으면서 미래의 위기에 연준이 과거처럼 달러 스와프를 열어줄지 장담할 수 없다. 연준의 지원이 없다면 단기적으로 달러 유동성 확보 경쟁으로 인해 달러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해 달러의 급격한 강세가 발생할 것이라고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미국 금융시스템에도 영향을 끼쳐 달러 자산이 급격한 매도세에 휩싸이는 파급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경고했다.
연준은 독립적이지만 미국 행정부는 연준 이사 임명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이론적으로 다른 정책 목표에 대한 대가로 스와프 라인의 가용성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설명했다.
라보방크의 제인 폴리 외환전략 책임자는 ECB 내부에서 연준의 달러 지원에 의문을 제기한 것에 대해 "지난 몇 달 동안 미국과 유럽의 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고 트럼프의 영향력 범위가 파괴적이고 막대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폴리 책임자는 "트럼프의 무역과 외교 정책으로 유럽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욕구"도 촉진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는 달러 사용을 중단하는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이러한 트럼프의 협박과 고립주의 정책은 탈달러화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또 스트레스가 심한 시기에 연준이 달러 스와프를 철회하면 "엄청난 금융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경고했다. 연준이 달러 스와프를 중단, 축소, 철회한다면 나머지 세계는 더 빠르게 탈탈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도이체방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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