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의 한 남성이 7년 전 구입한 집 지하에 전 집주인이 비밀리에 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생충' 현실판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쑤성 출신의 리 씨는 2018년 시내 중심가의 주택을 약 200만 위안(약 4억 원)에 매입했다.
리씨의 가족은 편리한 교통과 정교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새집을 구입하고 매우 기뻐했다. 그런데 최근 집안 물건을 정리하던 중 계단 뒤에 숨겨진 문을 우연히 발견했다.
문을 열자 전에는 알지 못했던 지하실로 이어졌다. 지하 공간은 넓고 환기 시스템, 조명, 심지어 작은 바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리 씨는 그곳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뚜렷한 흔적을 발견한 뒤 소름 돋는 기분을 느꼈다고.
리 씨는 이전 주인인 장 씨라는 여성에게 연락해 매매 중 고의로 지하실을 숨겼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 씨는 "저는 집을 팔았지만 지하실이 포함된다고는 한 번도 말한 적 없다"라고 말했다.
지하실이 개인적인 휴양 공간일 뿐 등록된 부동산이나 매매 계약서의 일부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지하실이 당신의 것이라면 나는 여가 시간에 어디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겠냐"라며 물었다.
장 씨가 어떻게 지하실에 몰래 들어와 거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장 씨가 예비 열쇠를 가지고 있을 것", "지하실과 주차장을 연결하는 문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리 씨는 부동산에 대한 전액을 지불했으므로 지하실은 합법적으로 자신의 소유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정으로 향했다.
법원은 리 씨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장 씨에게 금전적 보상금을 지불하도록 명령, 지하실에 대한 합법적 소유권을 인정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201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현실판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화는 가난한 가족이 신분을 위조해 부유한 집에 침투해 운전사, 가정교사, 가정부로 일하며 상류층 생활을 누리는 내용이 담겼다.
누리꾼들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낯선 사람이 아래층에서 술을 마시고 TV를 보는 동안 위층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 보라", "정직은 모든 거래의 초석이다. 중요한 세부사항을 숨기는 것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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