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 유럽판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약 221억 유로(약 36조 2391억 원) 규모(2024년 EU의 대미 수입 기준)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세 대상 품목에는 대두, 육류, 담배, 철, 강철, 알루미늄 등 농산물과 원자재 등이 포함됐는데 미국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들이다. 특히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되는 공화당 성향이 강한 주에서 생산되는 품목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대두의 경우 금전적 가치뿐 아니라 공화당 핵심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적 품목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 대두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EU에 수출하는 대두 물량 중 82.5%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지역구인 루이지애나에서 나온다.
대두 생산업자들도 지난달 "관세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와 향후 예정된 관세를 재고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를 비판했다.
이 밖에도 △캔자스와 네브래스카산 쇠고기 △루이지애나산 닭고기 △미시간산 자동차 부품 △플로리다산 담배, 넥타이 및 보타이 △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앨라배마산 목제 제품 △애리조나산 아이스크림 △사우스캐롤라이나산 손수건 △앨라배마산 전기담요 △위스콘신산 세탁기 △플로리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산 파스타 △오하이오와 켄터키산 여성용 네글리제 등이 포함됐다.
폴리티코는 EU 관세로 인해 공화당 성향이 강한 주에서 수출되는 최대 약 135억 달러(약 20조 원) 상당의 상품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해당 관세 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며 큰 반대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안이 통과되면 크랜베리와 오렌지 주스 등에 대한 관세는 4월 15일부터, 강철·육류·화이트 초콜릿·폴리에틸렌 등에 대한 25% 관세는 5월 16일부터, 아몬드와 대두 등에 대한 25% 관세는 12월 1일부터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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