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싫다고 시진핑 좋으랴…유럽의 복잡한 중국 셈법

美와 균열 국면서 EU 고위급·기업인 잇단 방중
中 고질적 문제 여전…협력하되 유럽 '자강론' 우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제24차 중·EU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07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제24차 중·EU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07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선 유럽의 대 중국 셈법이 복잡하다. 두 서구 동맹의 균열이 중국에 '기회'가 될 거란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유럽은 중국과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대중 의존도 확대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유럽의 전략은 둘 중 한 패권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되 자체적인 국방과 산업을 키우는 '자강론'으로 정리되고 있다.

트럼프발 서구동맹 갈등 속 유럽·중국 사이 잇단 러브콜

이달 말부터 내달 사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파울루 랑젤 포르투갈 외교장관, 이그나지오 라 루사 이탈리아 상원의장,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줄지어 중국을 찾는다.

이들 유럽 고위급 인사들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 무임승차론과 무차별 관세 폭격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 갈등이 80년 동맹 역사상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이뤄진다.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외교부장도 지난 2월 유럽을 찾아 영국, 아일랜드 독일을 순방했다. 그는 상호 협력과 소통을 강조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유럽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2.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2.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영국 텔레그레프는 24일(현지시간)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진함이 중국에 황금 같은 기회를 안기고 있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확실성 증대가 가져온 기회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3~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는 애플, 메르세데스, 네슬레, 아스트라제네카, BMW, 사우디 아람코,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체방크 등 다수의 서구 기업 경영자들이 참석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 알리샤 바훌스카 정책 연구원은 "중국은 자국을 안정적이고 잠재적인 대안으로 묘사하며 매력 공세를 편다"면서 미국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활용해 유럽과의 관계 재설정을 모색한다고 CNBC에 말했다.

中의 오랜 문제 여전…대중 협력하되 의존도 확대 경계

미국의 리더십 부재 속에 유럽과 중국 사이 러브콜이 이어지는 듯하지만 유럽의 속내는 복잡하다. 중국을 둘러싼 고질적 문제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일부 유럽국이 대미 리스크 축소를 위해 중국을 대안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한쪽에 대한 의존도 축소가 다른 쪽에 대한 의존도 강화로 바뀌어선 안 된다"며 "중국과 EU 관계의 오랜 문제는 주변 세계가 바뀌었다고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본문 이미지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폐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5.03.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폐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5.03.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권위주의 세력의 핵심 축인 중국은 자유 민주주의 체제인 유럽과 근본부터 다르다. 중국의 국가적 통제와 검열, 자국 업체 보조금 지원 및 외국인 투자 제한 등 보호주의 정책, 러시아 지원 등 양측이 충돌해 온 이슈가 산적하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중국은 고착화된 과잉 생산과 억제되지 않은 산업적 야망 탓에 유럽 경제에 백마 탄 기사가 되기 적합하지 않다"면서 "대미 의존도 축소라는 시급성 때문에 대중 관계를 급격히 재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중국과 무역 투자 확대에 열려있다면서도 산업 분야에서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산 제품 우선 구매로 유럽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주요 산업의 타국 의존도를 낮춘다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정책이 대표적이다.

마리아 마틴-프라트 유럽위원회 무역 담당 부국장은 최근 유럽이 미국과 멀어지면서 중국과 밀착할 거란 견해에 대해 "인상적이지만 단순한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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