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향후 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핵무기를 자국 영토에 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유럽이나 미국에 배치된 핵탄두를 폴란드로 재배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다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특사를 만나 이런 제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두다 대통령은 강경한 민족주의 우파이자 친미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과는 집권 1기 때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경은 1999년 동쪽으로 옮겨갔고 26년이나 지났으니 나토의 인프라도 동쪽으로 이전해야 한다"면서 "내게는 이 점이 명백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할 때가 됐으며 핵무기가 이미 여기 있었다면 훨씬 안전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소비에트연방(소련)에 속한 폴란드는 냉전 당시 소련의 핵탄두를 보관했다. 현재는 서방 진영인 유럽연합(EU)과 나토의 일원으로 동유럽에서 러시아 견제를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한다.
미국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러시아로선 심각한 위협이자 도발로 받아들일 수 있다.
FT는 두다 대통령의 핵무기 배치 주장이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협상으로 러시아가 되레 힘을 키우는 상황이 빚어질까 봐 역내 국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두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동맹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이전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옮길 때 주저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두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프랑스 핵우산 확대 구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폴란드 자체 핵무기 개발에 관해서는 "우리만의 핵 역량을 갖추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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