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력지 "미국은 이제 적이다"…유럽 국방·산업 자강 촉구

슈피겔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파국은 역사책 기록될 순간…유럽에 실존적 위협"
"미국과 동맹 사이 근본적 파열…전략적 자율성, 유럽의 세대적 프로젝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 회담 중 서로를 외면하고 있다. 2025.03.0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 회담 중 서로를 외면하고 있다. 2025.03.0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독일의 유력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적 행보를 들어 "미국은 이제 적"이라며 유럽에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촉구하고 나섰다.

슈피겔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 유럽: 미국은 이제 적이 됐다'(Tump VS. Europe: America Is Now an Adversary)는 제목의 인터내셔널판 사설을 통해 "트럼프는 기존 세계 질서를 폐기하고 수십 년 된 동맹에서 물러나고 있다"며 "유럽은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설전 끝에 파국으로 치달은 일을 언급하며 "역사책에 기록될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미국이 회담 직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과 군사정보 공유를 끊은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어 "러시아에 압력을 높이는 대신 우크라이나를 항복으로 몰아넣으려 한다"면서 "새로운 현실이자 유럽에 실존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슈피겔은 "트럼프는 유럽이 더 이상 미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없으며 완전히 자립해야 함을 잔혹하고 명백하게 보여줬다"며 "유럽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미국의 핵우산은 더 이상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했다.

매체는 미국과 동맹들 사이 '근본적 파열'이 일어나고 있다며 "관계에 긴장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대서양 건너편에서 오는 군사적 지원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제 이것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미국과 외교관계 유지를 계속 노력해야 한다. 미국에 매력적인 제안을 하고 언젠가 백악관 후임자가 다른 정책을 추구하길 바란다"면서도 미국의 주도 하에 군사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기존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는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슈피겔은 "극적인 사건은 힘을 일깨운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진로 변경이 흔들리던 유럽을 되살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유럽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을 계기로 앞다퉈 군사력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의 갈등 속에 차기 독일 총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SPD) 대표는 부채한도 제한 완화를 통한 대규모 국방비 증액을 추진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국방력 강화를 줄곧 주장해 왔으며 최근엔 핵보유국으로서 핵억지력 확장을 통한 유럽 자체 핵우산 구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자율성이 이제 유럽의 세대적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슈피겔은 "유럽연합(EU)은 선도적인 기술 기업도 없고 유럽 자체적 위성 인터넷도 없다. 새로운 산업 정책이 필요하며 여기엔 막대한 투자가 필수"라고 촉구했다.

또 "무엇보다 유럽은 핵무기를 포함한 신뢰할 수 있는 공동방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방위 지출 증액과 더불어 공동 정보 역량 개발, 외교정책 조율, 비EU 회원국과 협력 강화를 주장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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