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간 첫 종전 협상에 대해 러시아의 '최후통첩'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정됐던 사우디 방문을 취소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를 방문 중인 젤렌스키는 이날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했는데, 지금 와서 우크라이나가 왜 이런 최후통첩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대선 요구,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거부 등 미·러 양국의 종전 협상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이 마치 3년 전 개전 당시 푸틴이 내걸었던 요구사항들처럼 러시아측에 기울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개전 당시 양국 회담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대를 축소하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의 일부로 인정하며 친러시아 정부를 임명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 없이 내려질 수 없으며 어떤 조건도 부과될 수 없다"며 "우리 뒤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회의가 열린 직후, 젤렌스키는 자국의 운명에 대한 논의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배제한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방식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리야드 회담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고위급 협상팀을 각각 구성하기로 하는 등 몇 가지 합의를 도출했다. 또한 양국은 워싱턴과 모스크바에 있는 각자의 대사관에 직원을 복귀시키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사우디에서 열린 미·러 회담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나는 어떤 우연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협상 기간에) 사우디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방문을 하루 앞두고 이를 3월 10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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