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국산차, 러시아로 계속 샌다...이러다 전장서 불탈라

2024 규제 강화했지만...여전히 국산차 러시아로
운송 수단 고갈상태...징발에 섀시 전용 가능성도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지난달 말, 러시아 병사들을 태우고 전장을 달리는 소형 승용차.

변변찮은 장갑 하나 없는 민간 차량은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 한 번에 폭발한다.

우크라이나군 참모부에 따르면 침공 이후 약 3년 동안 러시아군이 잃은 장갑차와 군용 차량만 5만6천대 이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군이 민간 승용차로 병사를 태우고 전장에 나타나는 모습이 우크라이나군 영상에 다수 포착되기 시작했다.

국산 차량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등장할 위험도 함께 커졌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 대러시아, 벨라루스 제재에 동참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배기량 2000cc 초과 승용차와 일부 부품 등을 러시아로 직접 수출할 수 없지만, 지난해까지도 중앙아시아에 있는 구소련 국가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우회 수출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우회 수출은 한국에서 국산 신차나 중고차를 키르기스스탄이 수입하고 러시아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키르기스스탄 국가 통계 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1월 키르기스스탄은 전체 자동차 수입량의 약 30%를 한국에서 들여왔는데, 중국(48%)에 이어 2번째에 이르는 규모다.

그런데 키르기스스탄은 같은 기간 자동차 전체 수출량 중 84%인 1027대, 757만 달러 상당을 러시아로 수출했다.

지난해 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십만 달러 값어치 중고차 6대를 키르기스스탄으로 수출 신고 후 러시아로 우회 수출한 모 업체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에도 관세청과 해경은 키르기스스탄을 통한 자동차 우회 수출을 추가 적발해 수사 중이다.

러시아 수출 차량 1027대 중 국산 차가 섞여 들어간 것이다.

본문 이미지 - 민간 승용차로 병력을 후송 중인 러시아군의 모습 (뉴스1TV 갈무리)
민간 승용차로 병력을 후송 중인 러시아군의 모습 (뉴스1TV 갈무리)

이렇게 흘러 들어간 국산 차량은 운송 수단이 부족해 골프 카트까지 투입 중인 요즘 러시아군에 징발될 위험이 있다.

동원 기간인 현재 러시아에선 법령에 따라 법인은 군에 차량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고, 계엄령이 선포된 러시아 점령지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자포리자, 헤르손 주에선 개인 차량도 징발할 수 있다.

완성차보다 무기화 폭이 넓은 자동차 섀시가 우회 수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키르기스스탄은 한국에서 자동차 섀시를 중국, 일본에 이어 3번째 많은 양인 3121톤을 수입했는데, 같은 기간 섀시 수출량의 55%가 러시아로, 25%가 벨라루스로 향했다.

김호성 창원대 첨단방위공학대학원 교수는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적으로만 봤을 땐 승용차 섀시를 육군의 전력 체계로 당연히 사용할 수 있다"며 "인력 운송을 위한 소형 전술 차량 또는 자주 박격포, 차량형 무반동총 등은 (전용하는데)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골프 카트가 전장을 달리는 모습 (뉴스1TV 갈무리)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골프 카트가 전장을 달리는 모습 (뉴스1TV 갈무리)

키르기스스탄의 최신 연간 자동차 수요를 살필 수 있는 2023년 통계를 보면, 자동차와 오토바이, 관련 장비·부품 거래액은 총 5억1300만 달러 수준인데, 지난해 관련 수입액은 최소 16억5100만 달러 이상이다.

지난해 들어 자동차와 부품 수입이 2023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키르기스스탄 업자들은 자국민 수요보다 훨씬 많은 자동차와 부품을 들이고 있다.

한국의 대키르기스스탄 자동차 수출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폭증하기 시작해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역시 성장했다.

러시아로 향할 것을 알고도 우회 수출을 하는 업자는 형사 처벌 대상이다.

정부는 키르기스스탄 주재 기업과 교민을 대상으로 계도 중이지만, 현지인과 러시아와 거래를 단속할 순 없어서 국산 차가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걸 원천 차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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