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마치 동화와도 같았던 2024년을 마친 리디아 고(27·뉴질랜드)가 2025년도 산뜻하게 출발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목표이자 '버킷리스트'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전망도 한껏 밝혔다.
리디아 고는 2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24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2위 지노 티띠꾼(태국), 후루에 아야카(일본·이상 9언더파 279타)를 4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올 시즌 첫 우승과 함께 LPGA투어 통산 23승째를 기록했다.
리디아 고는 2022년 3승으로 한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났으나 2023년 다시 침묵했다. 그해 2월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인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에서 2연패를 달성한 것이 그해 유일한 우승이었다. 주 무대인 LPGA투어에서 '톱10' 2번에 그치며 부진했다.
그러다 지난해 다시 살아났다.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게 시작이었다.
이후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던 그는 8월에 출전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6 리우에서 은메달, 2020 도쿄에서 동메달을 가져간 데 이어 금메달로 '퍼즐'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이 금메달로 LPGA 명예의 전당 입성 포인트를 모두 충족하며 역대 최연소 입성을 확정했다.

기세가 오른 리디아 고는 올림픽이 끝난 뒤 열린 메이저대회 AIG 위민스 오픈마저 제패했다. 이후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해 3승째를 기록했다. 2022년처럼 주요 타이틀을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금메달과 명예의 전당 입성, 메이저 우승까지 차지한 리디아 고가 사실상 2024년의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였다.
26세의 나이에 이미 골프선수로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거머쥔 리디아 고는, 동기부여를 위해 또 하나의 목표를 설정했다. 바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리디아 고는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 2016년 ANA 인스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에 이어 지난해 AIG 위민스 오픈까지 LPGA 5대 메이저대회 중 3개 대회를 제패했다.
LPGA투어에선 5개 대회 중 4개 대회를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한다. 2015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 역시 4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리디아 고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해선 US 여자 오픈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두 대회 중 한 대회에서 우승하면 된다.
리디아 고는 올해 세 번째로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내며 2025년에도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리디아 고는 US 여자 오픈에선 2016년 공동 3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선 2016년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이미 우승권 경쟁을 벌인 적이 있다.
올해 US 여자오픈과 KPMG 위민스 챔피언십은 모두 6월에 열린다. 리디아 고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이 대회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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