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T 위즈로 이적한 뒤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오원석(24)은 오히려 다음 등판을 기대했다.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친정 팀 SSG 랜더스를 '적'으로 만나는데, 반가운 '옛 동료'와의 승부에서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오원석은 1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오원석은 이날 6회를 마칠 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7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곧장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날 오원석의 투구는 빛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원석은 "(장)성우 형의 리드대로 따랐을 뿐인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1회 스트라이크존이 예상대로 되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는데, 위기를 운 좋게 넘기면서 잘 풀렸다"고 했다.
노히트에 대해선 "늦게 알기도 했지만, 어차피 깨질 것이란 생각을 했기에 별생각은 없었다"면서 "7회에 올라갈 때도 마지막 이닝이란 생각이었고, 마침 몸이 무딘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안타를 맞았을 때 잘 바꿔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SSG에서 뛰었던 오원석은 KT로 이적한 올해 '기복'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까지는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가 심했는데, 올해 (고)영표형이나 (소)형준이와 많이 대화하고 감독님, 코치님께 조언을 들으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원석의 눈은 다음주로 향한다. 로테이션대로라면 22일에 홈에서 선발로 나서는데, 마침 상대가 '친정팀' SSG이기 때문이다.
친정팀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오원석은 트레이드된 이후엔 "상대하게 되면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원석은 "아직도 많이 연락하고 지내는 동료들이 있지만, 그래도 만나게 되면 지기 싫을 것 같다. 빨리하고 싶다"고 했다.

마침 상대 선발투수가 김광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공교롭다. 한국 좌완 선발 투수의 계보를 잇는 김광현은 오원석이 SSG 시절 우상이자 멘토로 삼던 선배였다.
오원석은 김광현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오히려 좋다. 믿고 따랐던 우상이었는데, 한 팀에 있을 땐 맞대결의 기회가 없었다"면서 "이런 기회가 생긴 게 즐겁다. 이길 자신은 당연히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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