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LG 트윈스 5선발 송승기가 잠재력을 터뜨리며 팀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송승기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일찌감치 5선발로 낙점한 염경엽 감독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LG에 입단한 송승기는 올해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전까지 1군 등판이 8경기에 불과했던 그는 지난 2년간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급성장했고, 전역 후 팀의 5선발로 선택됐다.
지난달 27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시즌 첫 등판에 나선 송승기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눈도장을 찍은 뒤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이라 기쁨은 더욱 컸다.
송승기의 성장엔 사령탑의 '굳건한 신뢰'가 자양분이 됐다.
감독이 5선발을 미리 알리는 경우는 드물다. 마땅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설사 적임자가 나타나더라도 미리 공표하면 선수가 방심하게 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은 달랐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한 1차 스프링캠프 종료 후 일찌감치 송승기에게 5선발 낙점 사실을 알렸다.
염 감독은 "나는 개인적으로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쟁은 오히려 서로를 지치게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빠른 역할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전력 분석팀과 코칭스태프와 상의했을 때 승기가 5선발에 가장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였기 때문에 미리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기에게 '올해는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서비스 타임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올해 경험을 해야 내년에 더 좋아질 수 있다. 젊은 투수는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 안타를 안 맞으면서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어려워진다. 승기가 지금처럼 잘 던져서 자기 야구 스타일을 찾으면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가 시즌 초반 선두로 도약하는 덴 선발진의 공이 컸다. 외국인 듀오에 임찬규, 손주영이 중심을 잡았고, 물음표가 붙어있던 송승기까지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강력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됐다.
염 감독은 "이제 승기는 마운드 위에서 잘 싸우는 일만 남았다. (승기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주헌이에게도 승기에게 맞춰서 사인을 내라고 했다"면서 "남은 감독의 역할은 승기를 믿어주는 것뿐이다. 승기에게도 '한 달 동안 믿고 맡길 테니 걱정하지 말고 던지라고 말했다"고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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