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서장원 기자 =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키움을 만나도 똑같은 감정으로 던지겠다"며 친정팀과 맞대결에 대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헤이수스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키움을 상대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헤이수스는 지난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3위, 이닝 5위(171⅓이닝), 평균자책점 7위, 탈삼진 2위(178개) 등 세부 기록에서도 리그 정상급 수준이었다.
충분히 재계약을 할 만한 성적이었지만, 키움은 헤이수스와 재계약을 포기했고 보류권도 풀어줬다. 무적 신분이 된 헤이수스는 새 외국인 투수를 구하던 KT와 계약을 맺고 수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시범경기에서 친정팀 키움을 상대로 3이닝 2실점으로 다소 흔들렸던 헤이수스는 정규 시즌에는 달라진 모습으로 자신을 영입한 팀의 믿음에 보답했다.
22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헤이수스는 94개를 던지며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다만 KT가 불펜 붕괴로 3-4 역전패를 당해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 했다.
헤이수스는 "재밌고 훌륭한 경기를 했다. 팀이 이기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피칭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개막전을 돌아봤다.
마침 헤이수스가 선발 등판한 개막전은 아내의 생일이었는데, 헤이수스는 구장 전광판을 통해 깜짝 이벤트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헤이수스는 "아내가 수원 경기에는 항상 오고, 원정 경기에서도 내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엔 웬만하면 와서 응원해 준다"며 "사실 개막전 날이 아내 생일이었는데 잘 챙겨주지 못해서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 후에도 아내와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웃으며 말했다.
KBO 2년 차를 맞이한 헤이수스는 KT의 팀 분위기와도 잘 맞는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 간 화합이 엄청 잘 돼 있다는 걸 느꼈다. 처음 팀에 합류할 때부터 모든 선수가 잘 챙겨줬고,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도 많아 충분히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헤이수스는 친정팀 키움을 올해는 적으로 맞아야 한다. 마침 지난해 자신과 키움에서 함께 뛰고 올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아리엘 후라도가 개막전에서 키움을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헤이수스는 "후라도 경기를 봤다. 2실점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적응을 마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뿐만 아니라 모든 팀을 상대할 때 같은 감정으로 준비하고 나간다. 키움이라고 달라지는 건 없다. 그저 하나의 상대 팀이라는 생각만으로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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