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잠잠하던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승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4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 반갑기만 하다.
KIA는 지난 11일 경남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전에서 17-10으로 이겼다.
이 경기 전까지 3경기에서 1무2패에 그쳤던 KIA는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시범경기 첫승을 신고했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 KIA는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우승 전력에 큰 공백이 없고, 외국인타자로 빅리그 88홈런 경력의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하는 등 타선의 힘은 더 강해졌다는 평가였다.
다만 시범경기에선 초반 주춤했는데, 투수진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던 반면 타격이 살아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시범경기는 1군급 전력의 선수들을 두루 테스트하는 무대이기에 결과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다만 그렇다해도 패배가 거듭되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기에 승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11일 NC전에선 오랜만에 'KIA다운' 경기를 했다.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고,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이날 KIA는 장단 17안타와 13사사구로 17득점을 뽑아냈다. 박찬호(2회3점)와 이우성(7회4점), 한준수(7회3점)가 하나씩, 홈런포도 3개나 나왔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2경기째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공백이 느껴지진 않았다. 김도영 대신 3루수로 나선 윤도현을 비롯해 서건창, 정해원, 박정우 등 백업 역할을 할 선수들도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물론 타격은 사이클이 존재하기에 한 경기에서 몰아치고 그다음 경기에서 침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둔 실전 경기에서 대부분이 좋은 감각을 되살렸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마운드도 10실점을 했지만, 선발 등판한 토종 에이스 양현종은 4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첫 시범경기부터 호투를 펼쳤다.
직구 구속도 최고 144㎞까지 찍히며 구위가 올라왔고, 볼넷을 한 개밖에 내주지 않으며 바뀐 ABS존에 대한 적응에도 문제없는 모습이었다.
다만 뒤이어 등판한 조상우(1이닝 1실점), 최지민(⅓이닝 4실점 비자책) 등 불펜 '필승조' 선수들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7회말 수비에선 서건창과 김석환의 수비 실책이 겹치며 대거 5실점 한 것 또한 되짚어볼 부분이다.
시범경기 초반이 다소 불안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KIA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임엔 틀림이 없다. 점차 주전 선수들의 출전 빈도가 높아지고 컨디션도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기에,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챔피언'다운, KIA다운 경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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