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부응한 '4번타자' 박병호의 부활…패배 속 KT의 수확[KS]

2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 3차전도 첫 두 타석 범타
5회 첫 안타로 '혈' 뚫은 뒤 8회말 극적인 역전포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1사 2루 상황, kt 박병호가 투런포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1사 2루 상황, kt 박병호가 투런포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명승부에서 끝내 웃지 못한 '패자'가 됐지만 KT 위즈에게도 수확은 있었다. 반타에 허덕이던 4번타자 박병호(37)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KT는 지난 10일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7-8로 패했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패했기에 KT로서는 데미지가 크다. 그래도 박병호의 부활은 위안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박병호는 이날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이름값을 했다.

3차전 전까지 박병호는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1차전과 2차전 모두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삼진만 세 개, 볼넷이나 몸 맞는 공 등의 출루조차 없었다.

그래도 이강철 감독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3차전을 앞두고 함께 부진하던 앤서니 알포드를 7번타자로 내렸지만 박병호만큼은 그대로 4번에 배치했다. 박병호가 해줄 것이라는 신뢰였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1회말부터 1사 1,2루에서 병살타를 쳤고, 3회말 무사 2,3루의 찬스에서도 얕은 우익수 뜬공으로 3루주자조차 불러들이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이강철 감독의 '뚝심'은 '고집'으로, 패착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세 번째 타석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5회말 정우영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한국시리즈 11타석 만에 첫 안타를 때려낸 것. 1루에 안착한 박병호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1사 2루 kt 박병호가 LG 고우석을 상대해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1사 2루 kt 박병호가 LG 고우석을 상대해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박병호는 이후 장성우의 내야 땅볼 때 LG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나오자 3루까지 전력 질주 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투혼'까지 발휘했다. 이 찬스에서 KT는 대거 3득점, 경기를 뒤집었다.

박동원에게 재역전포를 허용한 뒤 6회말 1사 1루에선 또 삼진 아웃을 당했다. LG 영건 유영찬의 빠른 공에 전혀 쫓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직은 완전한 '부활'을 말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였다.

그런데 8회말, 다시 한번 박병호에게 기회가 왔다. 황재균의 1타점 2루타로 5-5 동점이 된 상황, 상대는 LG 마무리 고우석이었다.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1사 주자 2루 상황 kt 박병호가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린 뒤 힘차게 달리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1사 주자 2루 상황 kt 박병호가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린 뒤 힘차게 달리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박병호는 고우석의 시속 150㎞대 직구에 대응하지 못하고 두 차례 크게 방망이를 헛돌렸다. 2볼 2스트라이크에 몰리며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박병호는 5구째 고우석의 직구를 노려쳤고,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은 타구는 쭉쭉 뻗어 좌측 담장을 넘겼다. 경기를 다시 뒤집는 역전포이자, 박병호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

4번타자로의 부진, 동반 부진하던 알포드의 타순 강등에도 계속된 감독의 믿음. 박병호로서는 부담감이 극에 달할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이 홈런이 결승포가 됐다면 박병호는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KT는 마무리 김재윤이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두고 오지환에게 재역전포를 허용했고, 9회말 1사 만루에선 김상수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석패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왔던 박병호의 홈런포는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게 됐다. KT의 4번타자 타순은 더 이상 '쉬어가는 타선'이 아니라 다시 '홈런왕'의 자리가 됐다. .

starburyny@news1.kr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이영섭

|

편집국장 : 채원배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