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차 빼라!""…"전농 빨갱이!"
(서울=뉴스1) 이기범 신윤하 남해인 기자 = 25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8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점유한 채 또다시 '트랙터 상경 집회'를 열었다. 인근 횡단보도 맞은편에선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리한 채 트랙터 상경을 막겠다며 야유를 퍼부었다.
전농 측은 경찰을 향해 차를 빼라고 요구하며 윤 대통령 탄핵 촉구를 위한 '트랙터 행진' 길을 터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 현장에선 4대가량의 트랙터가 트럭 위에 실린 채 모습을 나타냈으며, 주최 측에 따르면 80여 대의 트랙터가 남태령 고개 아래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있는 상태다. 전농 측 집회 신고 인원은 2000명이다.
신남성연대 등 극우 유튜버와 윤 대통령 지지자 70여 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이들을 향해 "빨갱이"라고 외치거나 중국어를 내뱉기도 했다. 이들이 손에 쥔 피켓에는 '이재명은 감옥으로', '이재명을 체포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이들은 전농의 집회 소식이 알려지자 "트랙터 하나 서울 땅 못 밟는다"며 식량, 물, 여벌 옷, 침구, 냄비, 프라이팬, 귀마개 등을 준비하라고 공지한 바 있다.
경찰은 이들 사이 경력을 투입하며 충돌 및 우발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전농을 향해 욕설하며 시비를 걸자 경찰이 막아서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경찰은 "지금 즉시 자극적인 발언을 중단해달라"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따라 이동 조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남태령 지하차도에서 남태령고개 구간에 540여 명의 경력을 투입했으며 서울경찰청은 90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전농 회원들은 2개 차로로 제한된 집회 구역을 넓히기 위해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날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윤 대통령 파면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길을 열지 않으면 버티겠다는 각오로 함께하자"며 "남태령에서 길을 열어주지 않으면 이곳이 광화문이자, 5·18 광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농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김현정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참여했다.
한편 전날(24일) 법원은 전농의 트랙터 상경을 불허하고, 트럭 20대까지만 진입을 허용했다. 앞서 경찰은 전농에 집회 금지 통고를 했고, 전농은 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냈다.
전농은 법원의 결정에도 트랙터 20대와 1톤(t) 트럭 50대를 동원, 남태령고개에 집결해 '윤 대통령 즉각 파면 결의대회'를 연 뒤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트랙터 행진을 한다는 계획이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