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지난해 8월 12일 오전 11시 48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무실.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자리를 비운 사이 홍 모 씨(59·남)가 발소리를 죽이고 안으로 들어섰다.
모든 직원이 자리를 비운 것을 확인한 홍 씨는 자연스럽게 사무실 책상을 뒤지기 시작했다.
홍 씨의 목적은 현금과 고가의 물건. 홍 씨는 책상 위에 놓여 있던 700만 원짜리 오메가 시계를 챙겼다. 무방비 상태로 놓인 가방과 지갑을 뒤져 10만 원, 2만 원, 1만 2000원 등 현금도 닥치는 대로 훔쳤다.
홍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보름 뒤인 8월 27일 오전 11시 48분쯤 홍 씨는 금품을 훔칠 목적으로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 숨어들었다. 마찬가지로 점심 식사를 위해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시각이었다.
홍 씨는 같은 수법으로 현금 10만 원, 유로화 60유로, 신세계 상품권 10만 원권 2매를 훔쳤다. 이틀 뒤인 8월 29일 오전 11시 39분에는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 침입해 현금 35만 2000원을 챙겼다.
홍 씨는 이미 절도죄로 복역한 적이 있는 '상습범'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5년, 2020년, 2022년에 홍 씨에게 절도죄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총 4년 동안 수감됐던 홍 씨는 출소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절도에 손을 댔다.
점심시간 텅 빈 사무실에서 절도를 저지르기 전 홍 씨는 빈 차량을 털기도 했다. 지난해 4월 7일 오전 7시 45분 홍 씨는 고양시 덕양구에 주차돼 있는 승용차의 조수석 문을 열고 현금 및 상품권 25만 원을 훔쳤다. 두 달 후인 6월 17일 밤 10시 35분 같은 차량에서 배드민턴 라켓 2개도 훔쳤다.
홍 씨는 수감 중이던 시절 이별을 통보한 전 연인 A 씨에게 13차례 전화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A 씨가 "다시는 찾아오지 말고 금전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자 "생매장당하고 싶냐"고 협박하기도 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마성영)은 지난달 27일 홍 씨에게 징역 2년과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 전과가 다수 있고, 누범 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했으며 대부분의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A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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