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기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나 4시간여 만에 진화된 가운데 한 여성이 소방 헬기가 물을 퍼 나르는 와중에 골프하는 영상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A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프장에 헬기가?'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A 씨는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일원에 산불이 발생해 확산 중이었다"라며 "인근에 저수지가 없던 것 같아 골프장 해저드 물을 소방 헬기가 퍼 날랐다"고 적었다.
그는 "6번째 홀부터 18번째 홀까지 헬기 소리 들으며 라운드해서 정신없었지만 산불이 진화돼 너무 다행이었다"라며 "골프장 해저드 물이 이렇게 쓰일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했다.
이어 "긴급 상황에 해저드 물이 이렇게 이용돼 놀랐다. 일행들 다 처음 경험해 본 골프장 광경이었다"라며 "일반 골퍼분들은 이런 경험 없으실 것 같아 영상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긴급 재난 상황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상에서 A 씨는 해저드를 앞에 두고 공을 쳤고, 이때 그의 머리 위로는 헬기가 물을 싣고 이동하고 있었다. 이윽고 헬기 두 대가 해저드에서 물을 길어 산불 난 곳으로 향했다. 골프채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A 씨 머리 위로는 계속해서 물을 실은 소방헬기가 지나갔다.

이후 A 씨 영상이 갈무리돼 온라인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머리는 장식인가", "슬픔을 강요하는 게 아니고 이성적인 판단과 사건 사고를 인식하라는 얘기다", "상식도 없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뭐가 이렇게 당당하냐", "치는 거 찍어서 올리는 것도 생각 없어 보인다", "라운드 간 건 중단할 수 없겠지만 헬기 지나가는 그 상황에 샷치고 영상 올리는 게 한심하다", "공이 맞든 안 맞든 중요한 게 아니라 소방 활동 중인데 그쪽으로 골프채 휘두른 게 잘못한 것" 등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A 씨는 "헬기 맞히려고 티샷한 적은 없다. 제 공이 헬기에 맞을 일 없다. 티샷하고 거리도 멀다. 헬기는 높게 날아오르고, 제가 해저드 겨냥해서 공 날릴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저는 소방대원이 아니라 산불 난 상황에 도와드릴 일은 없었지만 빨리 진화되길 바랐다"라며 "'소방관' 재난 영화도 봤다. 열악한 환경에 구조하시는 소방관님들의 수고와 희생에 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존경한다"고 인사했다.
일각에서는 A 씨가 헬기 쪽으로 공을 친 게 아니라며 일반인을 상대로 한 악성 댓글을 멈추라고 했다. 누리꾼들은 "해저드 물 퍼가는 게 신기해서 영상 찍은 것 같은데 말조심해라", "누가 봐도 앞으로 치는 중이고 본인은 이왕 골프장 갔으니까 끝까지 치고 가겠다는 거 아니겠냐", "헬기랑 아무 상관 없는 방향으로 치고 있는데 악플 너무 심하다" 등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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