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기성 이세현 이밝음 김민재 기자 = 헌법재판소는 1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를 기소하지 않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의 국회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헌재의 전원일치 결정에 따라 이 검사장 등은 즉시 업무에 복귀한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의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지난해 12월 5일 국회 의결을 거친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이후 98일 만의 결정이다.
이 지검장 등 검사 3인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서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됐다. 헌재는 두 차례 변론기일을 열고 지난달 24일 변론을 종결했다.
헌재는 수사팀의 김 여사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와 불기소처분 뒤 기자회견,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발언 등이 "헌법상 탄핵 사유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 탄핵심판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주가조작 사건 주범들의 시세조종 범행에 김 여사 명의의 증권계좌들이 쓰인 사실이 수사 과정과 형사재판에서 확인됐다"면서 "김 여사의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컴퓨터 기록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에도 이를 위해 적절히 수사했거나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가조작 의혹 불기소에 대한 항고를 접수한 서울고등검찰청이 청구인 측의 기록인증등본 송부 촉탁신청에 불가 입장을 보여 추가 수사 필요성을 판단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이 지검장 등이 수사 및 지휘에서 재량을 남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0년 11월 9일 코바나콘텐츠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영장 청구를 했으나 기각됐지만 최 부장검사가 이를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발언한 것은 "두 의혹을 연관 지어 설명하다가 다소 모호해 혼동을 초래하는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자신의 발언이 실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면서 발언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헌재는 이 검사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김 여사를 피압수자로 하는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은 당시 코바나콘텐츠 의혹과 주가조작 의혹을 동시에 수사한 상황에 비춰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수사팀이 김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한 것은 "현직 대통령 배우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데는 경호상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전례에 비춰 볼 때 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한 것이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사에 관한 재량을 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탄핵소추 사유로 언급된 불기소 처분 전 수사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문제를 두고 수심위 의견 청취는 '임의적 절차'이고, 소집 여부를 결정하는 검찰총장이 수사에서 배제된 상태에서 이 지검장이 소집요청을 하지 않은 것을 재량 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검사장이 김민구 대전지검 공주지청장을 직무대리명령을 받아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에 투입한 것은 "직무대리명령의 요건이나 절차상 어떤 위법 사항이 있는지 구체적인 증명이 없어 심판을 청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에 대해 "부수적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됐다 하더라도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최 부장검사의 대리인은 이날 선고를 마치고 "헌재가 사실관계를 잘 살펴보고 타당한 결정을 선고했다. 감사하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근해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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