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한샘 홍유진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식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의 공소사실 중 '케이블 타이', '끄집어내라' 등 내용이 언급되자 고개를 젓고 미간을 찡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 시작 직후에는 변호인과 귓속말을 나누다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 중 특전사 국회 진입·계엄 해제 의결 방해 시도를 낭독하면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지시를 하달받아 1공수여단은 국회, 3공수여단은 선관위와 과천 선거연수원, 9공수여단은 선관위 과천 여론조사 꽃에 출동을 지시했다"며 "소총과 케이블 타이 등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를 듣던 윤 전 대통령은 약간 위쪽을 바라보면서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검찰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감금하기 위해 투입된 군 병력이 케이블 타이 등 도구들을 지참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이 공개한 체포조 준비 도구에는 송곳, 가위, 니퍼, 드라이버, 안대, 포승줄,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 장도리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중 송곳과 니퍼, 드라이버 등은 선관위 전산실 서버를 반출하기 위한 장비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검찰이 "윤 대통령이 곽 전 사령관에게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의사당 안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 문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눈 감고 공소사실을 듣던 윤 전 대통령은 미간을 찡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 진행 중 여러 차례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와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재판 진행을 시작한 직후에도 윤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자 지 부장판사는 "피고인? 피고인?"이라고 부르면서 윤 전 대통령의 주의를 환기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으며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한 정황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 기소 됐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열흘 만에 자연인 신분으로 형사 재판에 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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