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붐' 끝나고 재건사업? 셈법 복잡해진 해외 수주[트럼프 2.0]

트럼프 "친환경은 스캠"…SMR 등 원전 먹거리로 뜬다
'조기 종식' 공언에 커진 기대감…1200조 시장이 온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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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재출범하면서, 해외 건설산업의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그와 함께 돌아온 '킹달러, 관세' 카드는 우려를 키우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에 따른 재건 사업 참여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석유 확대' 외친 트럼프…제2의 중동붐 끝나나

트럼프 2기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전보다도 강력하다. 이를 실현할 도구로는 관세가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해 무역 적자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관세 보복'이 세계적 추세로 번지게 되면 원자잿값의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 경우 그동안 공사비 인상으로 침체에 빠졌던 건설 경기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될 여지가 다분하다.

해외 사업의 지형도 지금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제2의 중동붐에는 적신호가 커졌다.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는 구호로 대변되는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가스·석유 생산 확대를 골격으로 한다. 생산 확대로 유가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흐름이 중동 국가의 재정 타격으로 이어지면 발주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동을 주요 텃밭으로 관리하는 우리 기업엔 치명적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강경책을 예고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는 중동에 집중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 해외 수주 가운데 중동은 184억 9000만 달러(약 26조 9270억 원·49.8%)로 절반을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사는 전체 수주의 17.7%에 달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동향브리핑에서 엄근용 건산연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 사태 확전에 대해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중동 강경책을 예고했는데 중동 긴장도가 커질 경우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상황이 악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 축소도 우려 중 하나다. 그간 국내 건설사들은 친환경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적극 투자해 왔다.

실제로 성과도 있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미국 괌 전력청이 발주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태양광발전소 건설·운영 계약을 수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 정책을 '그린 뉴 스캠(신종 녹색 사기)'이라고 비판하며, 축소를 공언한 상태다. 파리기후협약 탈퇴도 선언했다.

이와 달리 원전 분야는 긍정적인 '트럼프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크리스 라이트 트럼프 2기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는 대형 원전의 대안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신재생 에너지보다는 원자력과 화력 쪽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다"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한 대학의 스포츠 종합단지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일하고 있다. 2024.09.02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한 대학의 스포츠 종합단지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일하고 있다. 2024.09.02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1200조 '재건 시장' 열리나…우크라 전쟁 조기종식 기대감

트럼프 대통령 등장에 따른 호재도 있다. 그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해 온 만큼 재건 시장이 새로운 수주 텃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은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린다. 마셜플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 재건을 위해 약 130억 달러를 투입한 원조 계획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 규모는 9000억 달러(약 1200조 원)로 추산된다.

국토부는 민·관 합동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대표단(원팀코리아)'을 최초로 구성해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 △우만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부차시 하수처리시설 기본계획 △카호우카 댐 재건지원 △철도노선 고속화(키이우~폴란드 등) 등 6대 재건 프로젝트를 추진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를 발판으로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수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로 인해 재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재건 사업을 하다 보면 유럽 시장으로도 진출할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내외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당장 대처하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변화는 예상되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변화가 필요할지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려고 한다"며 "전략 자체를 폐기하는 등의 판단을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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