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전쟁 중에 경제수장까지 '탄핵 강행'…리더십 공백 우려

본회의서 탄핵 의결되면 즉시 직무정지…장기간 부재 가능성
경제위기 상황에 정책 조율 차질…대외신인도에 악영향 줄 수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5.2.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5.2.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강행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과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병행하고 있는 최 대행마저 직무가 정지될 위기에 놓였다.

현재 한국 경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통상 전쟁의 중심에 서 있고, 내수 침체로 민생 경제 위기가 불거진 상황이라 경제 사령탑인 최 대행이 자리를 비울 경우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계부처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가 본회의에서 최 대행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경우 최 대행의 직무는 그 즉시 정지된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심리 절차에 돌입한다. 기한은 규정상 180일 이내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례를 보면, 최 대행 또한 장기간 탄핵 심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헌재는 오는 24일 한 총리 탄핵 심판 사건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12월 27일 한 총리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후 3개월이 넘었다.

본문 이미지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로베르토 싸이폰-아레발로 국제신용평가사 S&P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4.12.13/뉴스1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로베르토 싸이폰-아레발로 국제신용평가사 S&P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4.12.13/뉴스1

문제는 경제사령탑이 자리를 오래 비워도 될 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건설투자·소비 등 내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외 변수 또한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12일부터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내달 2일부터는 상호관세 조치도 예고한 상태다. 또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관료들은 우리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큰 규모의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에 상응하는 관세 규제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OECD는 지난 17일 중간전망에서 "(미국의) 무역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해 지속될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에 영향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대 중반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지난 21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하며 3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치를 0.3% 포인트(p)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은 1.5%,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로 AMRO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 대행의 직무가 정지되면 기재부 1차관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 경우 여러 경제 부처의 업무를 조율하는 경제부총리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최 대행이 줄곧 강조한 대외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와 금융사들은 최 대행의 탄핵을 한국의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 탄핵으로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면, 그간 여야정이 논의해 왔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의 통상 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과의 조율이 필요하고 민감국가 지정 역시 산업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협업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최 대행의 부재로 이러한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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