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가 늦어지면서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헌재 결정에 정치적 명운을 건 여야가 도를 넘는 행동을 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헤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은 전날 탄핵 찬반 집회에 각각 참석해 헌법재판소를 압박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여야 의원들은 집회 현장에서 각각 기각과 인용을 주장하면서 선고 날짜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한기호·장동혁·윤상현 의원은 전날 강원 춘천시 중앙로에서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윤석열 탄핵을 각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배려하던 더불어민주당도 선고가 늦어지자 태도가 바뀌었다. 매주 지도부 포함 대다수 의원이 참석하는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는 헌법재판관 8명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헌재는 당장 25일 내란 수괴 윤석열에 대해 파면을 선고해달라"며 헌법재판관 8명의 이름을 반복해 호명했다.
그러면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킨 헌법재판관으로 기록될지, 대한민국을 파멸로 이끈 재판관으로 기록될지 결단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까지 장외투쟁에 나선 헌법재판소 앞은 탄핵 찬반 세력들의 각축장이 됐다.
국민의힘 의원 60여 명은 지난 11일부터 매일 조를 짜 헌재 앞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도 지난 21일 원내 지도부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에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 세력은 온갖 공세를 퍼부었다.
그 과정에서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누군가가 던진 달걀을 얼굴에 맞았고, 이재정 의원은 60대 남성에게 오른쪽 허벅지 부위를 발로 가격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전까지 매일 현장 릴레이 시위, 기자회견을 강행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또한 24일부터 광화문 광장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까지 당력을 총동원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 천막당사를 내란수괴 파면과 대한민국 정상화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부터 광화문 앞에서 '천막 농성' 형태의 투쟁을 이어온 민주당은 더 나아가 윤 대통령 파면 선고까지 당의 거점으로 '천막 당사'를 설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천막에서 최고위원회의나 원내대책회의 등을 연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4일 오전 10시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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