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8년 만에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3월 한국의 대(對) 중국 외교가 본격화하면서 한중관계의 '좋은 흐름'이 증폭될 것으로 23일 예상된다.
중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은 내달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 기구의 센터장은 부총리급이 맡고 있다.
중국 문화사절단의 방한을 통해 한한령 해제 기류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5월쯤엔 한한령이 완연하게 해제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한령은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응한 중국의 보복 조치의 일환이다. 중국은 한한령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중국 내에서 한류 문화 콘텐츠 유통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던 것을 엄연한 사실이다.
한국은 올해, 중국은 내년 APEC 정상회의 주최국이다. 중국은 내년 APE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올해 한국에 '선심'을 표시하는 카드를 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한중관계의 안정성 유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APEC 정상회의에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올해 11월 방한에 힘을 실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내달 22일 도쿄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바로 전 단계로 여겨진다. 3국 간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개시된 이후 일본, 중국, 한국 순으로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고 있다. 올해 의장국은 일본이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면 관례대로 양자 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양자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한과 중국 내의 한류 콘텐츠 유통 확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가에선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전후로 왕 부장의 방한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중관계 소식통은 "아직 방한 일정을 통보받은 건 없다"라면서도 "중국은 한국과 가까운 이웃인 만큼 중국의 결심이 있다면 방한이 어려운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시 주석이 우 의장을 만난 건 중국의 전향적 조치"라며 "그만큼 안정적 한중관계 관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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