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박기현 기자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했다.
자신의 외연 확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엔 "제가 살아온 길을 봐달라"며 "현존하는 정치인 중 좌, 우, 중도을 치열하게 통합하는 삶을 산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가 이재명을 이긴다"며 "거짓과 감언이설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파멸로 몰고 갈 이재명의 민주당을 김문수가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김 전 장관은 "돈 문제로 검찰에 불려 갈 일이 없는 저 김문수, 거짓말하지 않는 저 김문수, 제대로 싸우는 저 김문수"라며 "부패한 지도자는 나쁜 정책을 만들어 나라를 망치고 만다. 권력을 쥔 정치인들의 부패는 더 엄하게 다루고 도려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재차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탄핵 국면에서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저 김문수에 대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다"며 "저에게 내려진 국민의 뜻을 받들기로 했다.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 갈 각오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며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며 "민중·민주주의 깃발 아래 친북, 반미, 친중, 반기업 정책만을 고집하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세력이 우리 사회에 잔존하고 있다"고 보수 정체성을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한 때 혁명을 통해 노동자와 빈민들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꿨다가, 나이 마흔 살이 되어서야 공산국가들이 붕괴하는 것을 보고 혁명가의 길을 포기했다"며 "현실정치를 통해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보겠다는 새로운 꿈을 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3선 국회의원, 재선 경기도지사, 경사노위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등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기가 되려고 앞장섰다"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헌정질서 안에서 내려진 최종결정이므로 그 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국무위원으로서 비통한 심정과 책임감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했다.
지지층을 향해서는 "추운 겨울날, 광장에서 온몸으로 싸워 온 많은 당원 동지와 국민 여러분께서 낙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며 "다시 싸워서 승리하자"고 독려했다.

김 전 장관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나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위헌인가라는 질문에 "비상계엄 자체가 위헌이란 것은 아니고 그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위헌이란 판단이 헌법재판소에서 나왔다"며 "비상계엄은 위헌이란 헌재의 판결이 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위법한 부분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의 출당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하실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의 외연 확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제가 살아온 길을 보면 좌와 우, 중도의 모든 것을 삶 속에서 치열하게 안아왔다"며 "누가 저보다 가장 어려운 약자를 (챙겼는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중도가 무엇인가. 약자를 살피고 약자를 위하는 것이 중도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어려운 분들의 삶을 살고, 그 삶을 이해할 때만 정책이 나와 고칠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고용노동부 장관 취임 일성도 체불임금 청산이었다"며 "집에 있는 사람에게 무조건 25만 원을 줄 돈이 있다면, 국회의원은 체불임금부터 말해야 한다"고 이재명 대표의 '전 국민 25만 원' 정책을 겨냥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국민연금제도 개혁 △의료개혁 원점 재검토 △인공지능(AI) 확충과 투자 확대를 통한 AI시대 G3국가 △스타트업 투자와 금융규제 혁신 △국가 균형발전을 통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방위비 분담 문제와 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포괄적으로 협상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고도 공약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출마 선언을 마치고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는다.
출마 선언에 앞서는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권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면담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대선캠프 이름을 '승리캠프'로 발표했다. 후원회장은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이, 총괄선대본부장은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맡는다. 청년대변인은 서울대 교육학과 2학년 재학생 김민섭 씨가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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