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6·3 조기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를 자처하며 10여 명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권의 최대 고민은 '이재명을 꺾을 대항마'가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경선 흥행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끌어내고, 이를 발판 삼아 '이재명 대세론'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8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선거일을 6월 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9일 선거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체제에 돌입한다.
이미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장관직을 내려놓고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을 위해 저도 함께 하겠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안철수 의원도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경제와 일상을 복구하는 '시대교체'가 필요하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10일 국회에서 출정식을 갖는다. 그는 탄핵 과정에서 분열된 보수 지지층을 향해 화합의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이날 간담회 후 "(출마 선언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실용적이고 약자와 동행하는 정신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일 시장직을 사퇴한 뒤 14일 출정식을 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에서는 상투적인 정권교체, 정권연장이 아닌 이재명 정권, 홍준표 정권 양자 택일을 국민들에게 묻겠다"고 썼다.

이 밖에도 김태흠 충남도지사, 나경원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최재형 전 의원 등 전·현직 장관과 중진, 현역 지자체장이 잠룡으로 거론된다. 본인의 의사와 별개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차출설도 꾸준히 거론된다. (가나다순)
여권에서는 경선 기간이 짧아 비용 부담이 적고 인지도를 높일 기회라는 점에서 출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1·2차 예비 경선(컷오프) 사이사이 난상 토론을 치르는 방식으로 흥행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다자토론과 1대1 토론을 연달아 개최하고 최종 후보 2명이 결선에 오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토론은 생중계와 쇼트폼 영상으로 제작해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다만 경선 흥행과 별개로 여권 내부에선 위기감이 깊다. "누가 나가도 이기기 어렵다"는 체념 섞인 목소리와 함께, "이제 이재명 대통령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출마 대부분이 당권·입지용으로 보인다"며 "당내에는 절박함보다 무기력이 더 크다"고 했다.

angela0204@news1.kr